옛 청주시 한국공예관서 31일까지 ‘기록 플러스’ 전시

 

31일까지 옛 한국공예관 1층에 전시된 마을에 문화를 더하다 전시. / 이지효
31일까지 옛 한국공예관 1층에 전시된 마을에 문화를 더하다 전시. / 이지효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기록'. 평범한 누군가의 삶의 기억이 기록이 되고, 그 기록이 청주의 역사가 되는 특별한 전시가 진행중이다.

청주시와 청주문화도시사무국이 지난 10일 운천동에 위치한 옛 청주시 한국공예관에서 '기록 플러스' 전시를 개막했다.

'기록+ 일상에 기록을 더하다'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지난 8월 5일부터 9월 17일까지 청주시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삶의 기록 수집'의 일환으로, 44일간의 수집 기간 동안 무려 3천600여 점의 시민기록물이 접수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전시 장소가 옛 청주시 한국공예관이란 점 역시 눈여겨 봐야한다. 오는 31일까지 이번 전시가 마무리되면 이곳에 세계의 기록유산을 관리·보존·활용하는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가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오는 31일까지 옛 한국공예관에서 열리는 기록 플러스 전시에 참여하는 시민과 작가들.
오는 31일까지 옛 한국공예관에서 열리는 기록 플러스 전시에 참여하는 시민과 작가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됐다.

1층은 '마을에 문화를 더하다'를 소주제로 기록의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고 있는 운천동과, 마을 기록 활동을 통해 공동체를 회복하고 많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청주의 신도시라 불리고 있으면서도 초기의 환경을 보존해 두꺼비 생태마을이 함께 공존하는 산남동, 40년 전 대청댐의 건설로 사라진 문의면 등 3개의 마을에 대한 전시를 볼 수 있다.

2층은 '일상에 기록을 더하다'를 소주제로, 지난 8월과 9월에 수집된 시민 일상 기록물 총 3천269점과 시민들의 참여 과정을 담은 사진 영상 등을 공유한다. 빛바랜 추억록, 낡은 일기, 소중한 순간을 기록한 사진과 영상 등 청주시민들의 평범하지만, 더없이 빛나고 소중한 기록들을 한눈에 만날 수 있다.

특히 40년간 우체국에 근무하면서 모아온 홍석원 전 국장의 자료를 비롯해 총 15명의 시민들의 소소한 일상 기록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홍석원 전 우체국장이 40년간의 공직생활 중 가지고 있는 언론보도자료와 상패 등을 전시하고 있다. / 이지효
홍석원 전 우체국장이 40년간의 공직생활 중 가지고 있는 언론보도자료와 상패 등을 전시하고 있다. / 이지효

홍석원 전 국장은 1984년부터 1994년까지 언론 보도자료와 기관장 회의 자료, 대한민국 공무원상 공적자료, 그동안 받은 감사패 등 40년 공직 생활의 흔적을 전시했다.

전시장에서 만난 홍 국장은 "1976년 공직 생활을 시작해 그동안의 발자취를 이렇게 전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너무 영광스럽다"며 "태국에 있는 아시아 우정학교에서 받았던 교육 사진과 내용, 또 아버지가 공직 생활 하면서 받은 감사패도 함께 전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3층에 전시중인 이선희 작 지금 할 수 있는 이야기와 김기성 작./ 이지효
3층에 전시중인 이선희 작 지금 할 수 있는 이야기와 김기성 작./ 이지효
고정원 작 blah blah 소리에 반응해 불이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한다. / 이지효
고정원 작 blah blah 소리에 반응해 불이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한다. / 이지효

3층은 '기록에 창의를 더하다'를 주제로 1377청년문화콘텐츠협동조합 소속 10명의 지역 청년작가 (김기성, 이선희, 왕민철, 정혜경, 장연수, 고정원, 이선구, 홍덕은, 이재복)작품을 선보인다.

이 공간은 지역의 젊은 작가들이 창의력으로 풀어낸 기록이다. 특히 참여 작가 중 김기성과 이재복은 삶의 기록 수집부터 이번 전시의 기획 및 구현까지 직접 진행한 주인공들로, 기록문화 창의도시를 꿈꾸는 시민의 힘으로 마련된 전시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을 얻고 있다.

옛 한국공예관 3층 기록에 창의를 더하다 전시장. 김기성 작가가 단양 새한서점에서 작업한 'The Silent Books' 작품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 이지효
옛 한국공예관 3층 기록에 창의를 더하다 전시장. 김기성 작가가 단양 새한서점에서 작업한 'The Silent Books' 작품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 이지효

김기성 작가는 "단양의 숲 속 헌책방인 새한서점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로 책장의 모든 책을 뒤집어 꽂고 사진으로 기록한 작업을 카메라에 담았다"며 "각각의 책이 품고 있는 내용과 정보는 배제되고 오로지 시간에 의해 탈색되어가는 책 이면의 이미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손동유 청주시문화도시 사무국 기획자와 전시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시민들의 생활상이 묻어 있는 기록을 통해 일상의 소중함과 이웃의 소중함을 깨닫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더욱이 일상기록이 예술가들에 의해 작품으로 창작되는 것은 기록의 확장성과 무한한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학생들을 비롯한 많은 시민들이 청주의 기록에 대해 많이 관람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