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이지효 문화부장

10월은 문화예술, 축제의 계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먼저 청주에서도 2년에 한번씩 열리는 국제 행사인 제11회 청주공예비엔날레가 '미래의 꿈의 공예, 몽유도원이 펼쳐지다'는 주제로 문화제조창C와 정북동 토성, 율량동 고가, 동부창고, 청주향교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8일 시작해 오는 11월 17일까지 펼쳐지는 공예의 향연은 옛 연초제조창이 새롭게 탄생한 문화제조창C 1층으로 들어가면 관람객을 맞이하는 이성옥 작가의 '자연소리' 작품을 시작으로 3층과 4층에서 만날 수 있다.

1회부터 10회까지 공예의 쓰임과 기능에 충실한 전시를 보였다면 이번 비엔날레는 기존 전시와 차별화되는 전시로 기획, 구성됐다.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을 맡은 안재영 감독은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에 맞게 공예의 이상세계로 가는 서사구조로 5개의 기획전과 3개의 특별전을 준비했다.

몽유도원도는 안평대군의 무릉도원 꿈을 안견에게 설명한 후 안견이 3일만에 그린 그림으로 현실세계부터 미래의 이상적 세계까지 서사적으로 구사한 작품이다. 그런 줄거리나 이상향과 꿈을 공예의 이상세계로 공예에 차용했다.

이번 비엔날레에 참여하는 나라는 35개국으로 1천200명의 작가가 1천9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기획전 1은 동양 사찰의 중심부를 형성하는 건물의 배치인 '가람'을 따왔다. 석탑을 중심으로 절의 구도를 배치하듯 문화제조창(공예 클러스터)을 석탑으로 정북동 토성, 동부창고, 율량동 고가, 청주향교를 중심으로 이상적인 이야기를 펼쳐냈다. 서사가 있는 동선을 따라가며 감상하면 된다.

기획전 2는 새롭게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한 동부창고 6동과 37동에서 진행된다. 동부창고 37동에서 나온 폐기물로 만든 작품인 강홍석 작가의 '우리 모두의 것-낯선, 현장설치'는 버려졌지만 예술 작품으로 다시 탄생한, 자세히 보면 우리가 썼던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기획전 3은 청주시 율량동 고가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 놀이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이봉식 작가가 제주에서 공수해온 돌에 새긴 기호들과 권대훈 작가의 '일체유심조', 오재우 작가의 '형증영' 작업을 만나볼 수 있다. 기획전 4는 정북동 토성에서, 기획전 5는 청주향교에서 즐길 수 있다.

기획특별전으로는 안덕벌 빈집 프로젝트, 옛 청주역사전시관에서 평양의 오후, 정북동 토성에서 펼쳐지는 바람의 흔적이다.

또 수교 60주년을 맞은 덴마크를 주빈국으로 헝가리, 중국, 아세안 10개국 등 총 13개국에서 106명의 작가가 참여해 271점이 전시되고 있는 초대국가관도 눈길을 끌고 있다. 4년만에 부활한 국제공모전도 46개국에서 787점이 접수돼 국제적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

관람객 편의를 위해 무인발권기를 설치하고 스마트폰을 활용한 작품 설명도 준비돼 있으니 활용하면 된다. 특히 41일 프리패스권을 구매하면 비엔날레가 열리는 언제든 방문할 수 있다.

이와 연계해 문화제조창C 바로 옆에 위치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국립청주박물관, 청주시립미술관, 우민아트센터, 쉐마미술관, 대청호미술관관, 스페이스몸 등과 연계한 미술관프로젝트도 가족단위 관람객을 부르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청주 중앙공원부터 성안길을 중심으로 한 청주문화재야행이 진행됐다. 이밖에도 옛 한국공에관에서 열리는 기록+전시 등 조금만 관심을 갖는다면 상당한 볼거리가 마련돼 있다. 청주공예비엔날레를 계기로 청주의 문화를 알리고 새로 태어난 문화제조창C에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 본다.

이지효 문화부장.
이지효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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