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올해도 벌써 여름이 지나가고 이제 수확철에 접어들었다. 최근에 나라 안팎으로 많은 일들이 발생했고 참으로 바쁘게 보낸 것 같다. 특히 ASF(아프리카 돼지 열병)의 확산 속에서 잇단 태풍으로 농업인들이 더 큰 피해를 입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길 없다.

돼지열병이 아직 확산중에 있고 태풍 미탁과 링링이 지나간지도 얼마되지 않았는데 또 다른 태풍의 발생조짐이 있다고 한다. 자연은 그대로 있지 않고 계속 흘러간다.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또 새로운 태풍 예방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천일청불염 일일우락변염(千日晴不厭 一日雨落便厭)'이란 말이 있다.

천일간의 가뭄은 싫지 않아도 하루 장마는 싫다는 말이라고 한다. 그 뜻인즉, 가뭄 피해보다 장마 피해가 훨씬 크다는 뜻이다. 그만큼 장마가 우리 농업에 끼치는 피해는 엄청나기 때문일 것이다.

농협에서는 집중호우에 대비한 농작물관리 체계에 중점을 두고서 비피해에 대비한 사전예방과 적기방제 활동을 강화하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수해에 대비한 안전 관리대책도 강구하고 있다. 집중호우로 인한 수해와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농작물과 시설의 재점검 및 안전대책 마련을 농업인들도 함께 인식하고 실천하기를 이전부터 권하고 있다.

수해와 집중호우는 비록 농촌의 농업인들뿐에게만 아니라 강 범람에 취약한 벽지 주민과 지하셋방 도시서민의 침수, 대량호우에 약한 산기슭 매몰사고를 발생시키고 논밭 유실로 영세농가의 생계까지 위협한다.

특히 태풍은 어업, 농업 등의 전반과 그나마 불안정한 도시빈민들의 일감을 없애는 한편 호우와 겹칠 경우 피해가 더욱 가중되게 된다.

재해는 하늘이 주는 것이지만 이를 극복하고 예방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이다. 필자는 '교육'라는 업무를 맡고 교육생들과 봉사활동차 다양한 농촌 현장을 누비면서 농업인들의 표정을 유심히 바라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 가운데 발견한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힘든 농사일로 인해 검게 그을리고 주름 깊은 얼굴에서 일상의 고단함은 엿보이지만, '절망'이라는 단어는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농번기에는 고양이 손도 빌린다'는 속담처럼 지금 지금 농촌은 막바지 영농에 분주한 시기로, 일손이 크게 부족한 상황에서도 태풍의 피해에서 다시 일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농촌에서 힘들게 자연 재해 등과 싸우는 농업인의 거칠어진 손을 잡아주고 "그럼에도 힘내라"는 위로의 말을 건네는 일이야말로 농업인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농가의 쓰러져 벼를 교육생들과 세우며 생각 해본다. 요즘은 굳이 멀리 농촌현장까지 방문교육을 가지 않아도 주변에 검게 그을린 얼굴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고통에 신음하는 농촌을 살려보겠다고 휴일도 반납하고 일손돕기를 나갔던 동료 농협직원들이 하나같이 검게 그을렸지만 웃는 얼굴로 교육원 책상에 앉아 있으니 말이다.

'천일청불염 일일우락변염' 다시 한번 선인들의 지혜로움을 마음으로 느껴보게 하는 현명함이 배어든 말이라 여기며 휴일 시간을 쪼개 가족 또는 지인들과 함께 가까운 농촌으로 나가 태풍피해에 아픈 마음을 달래고 있는 우리 이웃 농업인들의 마음의 큰 짐을 덜어주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해 본다.

장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장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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