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잦은 사업계획 변경 탓… 李 지사 지난주 최종 승인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청남대 내 대통령광장이 10개월째 공사가 중단돼있다. 대통령광장에는 역대 대통령동상 9기가 세워져있고, 동상 뒷편에는 세계 9개국 대통령궁 사진이 들어간 타일벽화가 60m 길이로 조성됐지만 곳곳에 타일이 떨어져나가 가림막이 쳐있다. / 김미정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청남대 내 대통령광장이 10개월째 공사가 중단돼있다. 대통령광장에는 역대 대통령동상 9기가 세워져있고(사진 오른쪽), 동상 뒷편에는 세계 9개국 대통령궁 사진이 들어간 타일벽화가 60m 길이로 조성됐지만 곳곳에 타일이 떨어져나가 가림막이 쳐있다. / 김미정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가 국화축제 개막을 3일 앞두고 있지만 대통령광장 일대 공사가 10개월째 멈춰있어 그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남대관리사업소는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청남대 내 대통령광장에 '임시정부 기념공원 조성공사'를 지난해 12월19일 시작했으나 2주만에 중단한뒤 현재까지 10개월째 공사를 재개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충북도에 리모델링 사업계획을 보고·검토하는 과정에서 사업 방향이 몇차례 바뀌면서 최근에서야 최종결재권자인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최종 승인을 받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대통령광장은 역대 대통령의 모습을 기리기 위해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을 사람 크기의 청동상으로 제작·설치해 2009년 조성했다. 동상 뒤에는 청와대, 백악관, 버킹엄궁 등 세계 9개국 대통령궁 또는 왕궁의 사진이 들어간 타일벽화를 60m 길이로 설치했지만 노후화돼 곳곳에 타일이 떨어져나가 흉물로 전락해 가림막을 쳐놓은 상태다.

봄꽃축제인 영춘제가 열리고 있는 청남대 대통령광장에 설치된 타일벽화 일부가 훼손된 채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 김용수
지난 봄 영춘제 당시, 청남대 대통령광장에 설치된 타일벽화 일부가 훼손된 채 방치되고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  중부매일DB

청남대관리사업소는 지난해 대통령광장에 임시정부 기념공원을 조성하기로 하고 리모델링계획을 세웠지만 올초 기념공원 장소가 돌연 골프장 서쪽으로 바뀌면서 공사가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 벽화에도 당초 상해 임시정부 모습 등을 담으려고 했다가 설계변경으로 중지된 상태다.

이후 벽화는 초대 대통령부터 현재 대통령까지 얼굴사진과 업적 등을 넣는 쪽으로 다시 가닥을 잡았지만 이 마저도 무산됐다.

사업계획 변경을 거듭한 끝에 대통령광장에 '쉼터'를 조성하는 쪽으로 최종 확정했다. 1억6천만원이 투입된 대통령동상 9기를 철거하고, 벽화 자리에는 조경석과 벤치를 놓을 예정이다. '대통령광장' 명칭 변경도 불가피해졌다.

청남대관리사업소는 올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25억원을 투입해 대통령광장에 기념공원 조성, 전시관 건립, 기록화 등의 기념사업을 추진하려고 했으나 기념공원 장소가 바뀌면서 기념공원 예산이 늘어나 상대적으로 대통령광장 리모델링예산이 줄게 돼 '쉼터 조성'으로 사업이 축소된 것이다. 

이에 따라 대통령광장 리모델링 예산은 4억6천만원에서 1억원 내외로 줄었다.

옛 대통령별장인 청남대 내 대통령 광장 전경. / 김미정
옛 대통령별장인 청남대 내 대통령 광장 전경. / 김미정

청남대관리사업소 관계자는 "리모델링공사와 관련한 계획이 변경되면서 보고하고 검토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동상은 대통령광장 재정비를 위해 철거한뒤 활용방안을 찾을 것"이라며 "청남대 내 대통령길마다 동일한 동상이 세워져있어서 철거한 동상을 어디에, 어떻게 쓸 지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청남대관리사업소는 쉼터 조성 공사를 오는 12월부터 시작해 임시정부 101주년인 내년 4월 11일 이전까지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청남대의 대표축제인 '국화축제'는 오는 19일부터 11월 10일까지 23일간 열린다. 지난해 국화축제에는 18만5천명이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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