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박용현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농촌지역은 도로사정이 열악하고 과속차량이 많은 탓에 도시보다 교통사고 위험성은 더 높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도시지역이 413.1건인데 비해 농촌지역은 478.5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통사고 치사율은 100명당 6.5명으로 1.2명인 도시에 비해 5배 이상 높을 정도로 심각하다.

농촌지역은 도시에 비해 인적이 드문데다 교통량도 적어 차량속도가 빠르다. 게다가 인도와 안전시설이 부족하고 2차선 구간이 많아 교통사고가 치명적인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쉽다. 그 해결책으로 길을 넓히거나 안전시설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농기계 전용도로나 마을주민 보호구간 및 제한속도 지정, 농로 주변을 정리해 1.5차로로 확장하는 것도 치명적인 사고를 줄일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고령 농업인에게 교통사고가 집중되는 것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최근 5년간 농기계 교통사고를 분석해보면 5~10월에 전체사고의 66.5%가 집중되며, 61세 이상이 77%에 달한다. 이는 인지능력과 반사 신경 저하로 순발력이 떨어지는 어르신들이 농기계를 직접 사용하기 때문이다.

또한 농촌에선 일하다 농주를 마시는 일은 다반사로 되어 있는데 이 역시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이므로 개선되어야 한다. 사고예방 차원의 야간 시야확보를 위해 농기계 운전자에 대한 빛 반사기능의 조끼나 반사경 부착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촌지역 도로를 운행할 때 운전자의 의식개선이다. 고령층 비율이 높아 보행자들이 도로를 건너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며, 특히 수확철을에는 밤늦은 시간에도 차도로 귀가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당연히 과속은 절대 금물이다.

재해는 인재(人災)로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있다. 농촌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은 제도적인 개선과 물질적 지원은 물론 운전자의 의식개선과 적시성 있는 맞춤교육 그리고 인명을 중시하는 마음가짐에서 찾을 수 있다.

박용현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박용현 농협경주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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