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인내는 어렵다. 그러나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인내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제 '빨리빨리'는 세계 사람들이 다 아는 유명한 한국말이 되었다. 이렇게 살다 보니 인내하거나 참아내지 못하는 분위기가 우리 사회에 뿌리 내렸다. 원하는 대로 즉시 풀리지 않으면 분노하고 때로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도 벌어진다.

한 남자가 어려서 학대를 받았으나 열심히 노력한 끝에 자수성가했다. 결혼을 하고 아들이 생겼고 선망의 대상이자 인생의 목표였던 최고급 스포츠카를 구입했다. 그러던 어느 날, 차고로 들어오던 그는 이상한 소리가 들려 주변을 살펴보았다. 어린 아들이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못을 들고 최고급 스포츠카에 낙서를 하고 있는 광경을 보았다.

이성을 잃은 그는 손에 잡히는 공구로 아들의 손을 가차 없이 내려쳐 버렸고 아들은 대수술 끝에 결국 손을 절단해야 했다. 수술이 끝나고 깨어난 아들은 아버지에게 잘린 손으로 울며 빌었다.

"아빠 다시는 안 그럴게요. 용서해 주세요" 소년의 아버지는 절망적인 심정으로 집으로 돌아갔고, 그 날 저녁 차고에서 권총으로 자살했다. 그가 본 것은 그의 아들이 남긴 낙서였다. 낙서의 내용은 "아빠? 사랑해요"였다. 한 순간을 억제하지 못해서 사람들은 정말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잃어버린 후에야 평생을 후회한다.

참을성 없는 한 남자가 있었다. 남자는 유명한 스님을 찾아가서 제발 제게 참을성을 기르는 부적을 써달라고 말했다. 스님은 부적을 쓰려면 시간이 걸리니 다음에 준비해 놓고 있겠노라고 말했다. 남자가 다시 찾아가니 스님은 참을 인(忍)자를 쓴 종이 수십장을 내주며 이것을 온 방안에 붙여놓고 항상 마음속에 새기라고 말했다.

남자는 스님의 말대로 그것을 집에 가져가서 보이는 곳곳에 붙였다. 벽에도 붙이고, 천장에도, 신발장에도, 장농에도 붙였다. 그리고 그것을 마음에 새기고 살았더니 정말로 참을성이 늘어났다.

그런데, 어느 날 집에 돌아와 보니 아내가 다른 남자와 자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남자는 너무 화가 나서 그 남자를 죽이려고 부엌으로 가 칼을 꺼내려는데 부엌 싱크대에 참을 인자가 붙어있는 것이 아닌가. 남자는 스님의 말이 생각나서 당장 죽이려던 마음을 잠시 접고 그 남자의 정체를 확인한 후에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자는 그 남자를 확인해 보니 그는 비구니가 된 아내의 여동생이었다.

미국 스텐퍼드대학의 미셀교수가 아이들 653명에게 달콤한 마시멜로를 나누어 준뒤 '15분 동안 먹지 않고 기다리면 상으로 1개를 더 주겠다'고 하고 관찰했더니 약 3분의 1만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약속한 상을 받았다. 15년이 지나 실험에 참가했던 아이들의 학업 성적을 조사해보니,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참았던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보다 성적이 높았다고 한다. 자제력이 성공의 열쇠라는 점을 밝힌 실험이다.

옛날에 '606호'라는 피부병 특효약이 있었는데 605번이나 실패를 거듭하고서도 계속 실험을 하여 606번 만에 성공했다고 해서 606호라 명명하였다고 한다.

인내는 삶의 중요한 요소이다.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 '참을 인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금언처럼, 고난을 참고 극복한 후에야 빛나는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삶은 오래 참고 견뎌낼 수 있는 자에게만 성공의 영광을 가져다준다.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유종렬 전 음성교육장

키워드

#유종렬 #기고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