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한기현 국장겸 진천·증평주재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100일이 지났다. 이번 불매운동은 이전처럼 '냄비운동'이 될 수 있다는 일부 우려와 달리 지난 3개월 동안 범군민운동으로 확산돼 일본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불매운동의 상징인 유니클로 매장을 찾는 손님이 소폭 증가해 일부 동력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기사를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다뤘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전국 유니클로 매장을 찾는 소비자 발길이 증가했다.불매운동 이전처럼 문전성시는 아니지만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불매운동 단체는 "계절이 바뀐데다 유니클로가 매출 감소 타개를 위해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해 일시적으로 손님이 늘은 것 뿐"이라며 일본제품 불매운동 동력 저하로 확대 해석하지 않았다.

또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유니클로의 일시 현상을 전체로 확대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언론도 겉만 보지말고 신중하게 보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7월 4일 시작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역대 어느 때보다 오래 지속된 데다 자발적인 범국민운동으로 확산돼 아베정부가 경제 제재를 취소하고 사과할 때까지 쉽게 누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시민은 "100일이 지나면서 일본 제품을 고르지 않는 것이 습관화됐다"며 "앞으로도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주기 위해 가능하면 일본 제품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본제품 불매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제일 먼저 직격탄을 맞은 것은 메드인 재팬의 상징인 일본자동차다.

불매운동 이전과 이후인 지난 6월과 9월 판매량을 보면 닛산 83.8%, 혼다 78.3%, 토요타 73% 순으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특히 8자리 새 번호판이 도입되면서 일본 자동차 구입을 더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입차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20%대를 웃돌며 승승장구하던 일본차 점유율은 지난 9월 5%대로 고꾸라졌다.

일본 맥주도 불매운동 직전인 지난 6월 수입 맥주 1위에서 불과 3개월 만인 지난 9월 27위로 추락했다. 일본 맥주는 지난 10여 년 간 수입맥주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으나 마트와 편의점에서 소비자들이 거들떠 보지 않는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홈쇼핑에서는 일본여행 상품이 사라졌고 국적 항공사도 일본 노선 80여 개를 축소했다. 싼 가격에 상품을 내놔도 일본 여행을 가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7~8월 여름 휴가철 성수기에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줄었다.

지난 9월 한 달간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20만1천2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58.1%나 감소하는 등 3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1년에 100만명 이상이 찾던 대마도도 숙박업소와 상점 대부분이 개점 휴업상태로 정부에 긴급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정부의 수출 규제에 맞선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계속되면 한국과 일본 경제에 모두 악영향을 줄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적이 아닌 동반자였다. 아베 정부가 수출 제재와 독도 영유권 주장 등 기본 입장을 고집하면 일본과 한국은 영원히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일 수는 없다. 지정학적으로 한국과 일본은 손을 잡아야 한다. 여야는 국민을 우롱하는 소모적 정쟁을 그만하고 한일 관계 개선에 먼저 나서야 한다.

한기현 국장겸 진천·증평주재
한기현 국장겸 진천·증평주재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