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萬一)
만일(萬一)
  • 중부매일
  • 승인 2019.10.23 1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침뜨락]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만일 소신이 저녁에 죽어서 아침에 불법이 행해지면 불교가 일어나고 성주께서는 길이 평안하실 것입니다. 소신의 목을 베어 만민이 따르게 하십시오.' 라고 비장한 결단을 한 이차돈의 만일 순교가 신라불교의 시작을 튼튼하게 만들었다.

'만일 우리가 외침을 대비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큰 화를 당할 수 있을 것이니 십만 여 병사를 꼭 길러 두어야할 것입니다.'라는 율곡의 충언 가정을 간과하더니 치욕의 임진왜란을 겪어야했다.

초등학교 4학년 보건시간에 '만일 여러분이 건강하기만 하면 앞으로 50년 후에는 지금보다 평균 10년을 더 살아 70살까지, 80년 후에는 30년을 더 살아 100세까지, 그리고 100년 후에는 그보다 열 살을 더 살아 백열 살 까지 살 수 있게 될 거야.'라면서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일러줬는데, 그로부터 7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백세시대를 맞아 건강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만약에 사람이 병아리를 까고 싶다면 어미 닭이 병아리 까는 과정과 조건을 그대로 맞춰주면 될 것이라는 에디슨의 가설은 그의 백열전구 발명으로 실현되어 대량부화의 길이 열렸다.

'지구는 틀림없이 둥글다. 가령 지구가 둥글지 않다면, 우리가 이곳을 떠나 서쪽을 향해 똑바로 항해를 계속해도 동쪽의 이 자리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내 말을 믿는다면 나와 함께 떠나 봅시다.' 1519년 포르투갈. 마젤란의 가설은 많은 희생을 치르고 3년 후에 함께 항해했던 선원들에 의해 증명이 되었다.

또 있다. '만일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나라의 빈부격차를 줄이고, 경제를 살려 소외계층을 없애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브라질의 제35대 대통령에 출마한 초등학교 출신 가난한 노동자 룰라 다 실바는 가난의 늪에서 빠져나온 쓴 경험을 살려 만일의 조건을 지키기 위해 신명을 다 바쳤다. 국민이 그를 신뢰하고 협조하여 공약을 하나하나씩 알차게 실현시켜 오늘의 브라질을 이룩해 놓고 미련 없이 바톤을 넘기니 후임도 국가와 국민만을 위해 분골쇄신하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단다.

경우의 수 만일은 자기가 계획한 어떤 목표가 미래의 어느 시점에 소망대로 틀림없이 실현될 것이라 기대하며 실천을 다짐하는 것으로 그 목표를 향해 혼신을 다해 이룩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어서 대부분 성공을 하지만, 간절한 마음이 담기지 않은 가정은 약속대로 실현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이 만일의 조건과 약속은 누구나 할 수 있어서 어린이와 청소년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목표를 제시하며 실현을 다짐한다. '만일 네가 사형집행시간까지 못 오면 내가 대신 형장으로 갈게,' '만일 제가 이번 싸움에서 적장의 목을 베지 못하면 결코 돌아오지 않겠습니다.' 폭우로 형무소가 물에 잠겨 모두 죽게 되었을 때 죄수 45명을 풀어주며, "만일 살게 되면 돌아와라."고 했더니 폭우 속에 떠내려가는 사람들을 구하고 살아 돌아온 6명은 모두 특사로 방면되었다. 나머지도 사람을 구하려다 빠져죽거나 급류에 실종되었다고 보고되었다. 희망을 잃고 살던 모잠비크 국민에게 재난을 극복할 힘을 내게 했다.

만일은 타인과의 약속보다 더 소중한 자신과의 약속이다. 지키자고 하는 게 약속이다. 만일의 약속 잘 실천하는 이가 만나보기 힘든 사람다운 사람이다.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김전원 충북인실련 상임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