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이성범 수필가

어느날 라디오에서 유행가가 흘러 나왔다. 곡명은 '소풍같은 인생'이었다. 곡명이 맘에 들어 가사를 보니, '너도 한번 나도 한번, 누구나 한 번 왔다가는 인생, 바람 같은 시간이야, 멈추지 않는 세월, 하루 하루소중하지, 미련이야 많겠지만, 후회도 많겠지만, 어차피 한 번 왔다가는 걸, 붙잡을 수 없다면, 소풍가듯 소풍가듯, 웃으며 행복하게 살아야지…' 참으로 의미있는 가사이다.

한번뿐인 인생을 웃으며 행복하게 살자는 내용인 것 같다. 그런데 우리가 웃으며 행복하게 살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고인이 된 현대그룹의 정주영 회장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나는 날마다 회사를 출근할 때 소풍가는 기분으로 나갑니다. 일하러 나가는 것이 아니라 소풍가는 날처럼 즐거운 마음과 희망을 가지고 오늘 할 일을 그려봅니다." 이어 골치아픈 일이 있을 때도 즐겁게 갈 수 있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골치 아프고 힘든 일이 쌓여 있는 날은 그 일이 해결되었을 때의 기쁨을 떠올리며 회사로 출근합니다." 그런가 하면 세계최고의 갑부 빌게이츠 역시 비슷한 말을 남겼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매일 일하러 가는 일이 즐겁고 감사할 뿐입니다. 나의 일터에는 항상 새로운 도전과 기회와 배울 것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말들을 통해 알수 있는 것은 성공하는 사람들은 일에 대한 열정과 감사가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회사 CEO이기 때문은 아니다. 자신의 일을 감사히 생각하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은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행복하게 여기고 결국 그 일로 성공하게 되어 있다. 성공이 꼭 높은 자리에 오르고 돈을 많이 벌고 권세를 얻는 것은 아니다. 일을 통해 행복해지면 성공한 것이다.

이렇게 일을 즐기고 감사하려면 먼저 일에 대한 설레임이 있어야 한다. 마치 어릴 때 학교에서 소풍날을 손꼽아 기다린 것처럼 말이다. 달력에다 동그라미를 치고 그것도 모자라 엄마한테 몇 번이고 말씀을 드렸던 일을 생각해보면 지금도 나도 모르게 입가에 엷은 미소가 지어지곤 한다.

무엇보다도 설레임이 있다는 것은 목표가 있다는 것이다. 소풍만 해도 어디에 간다는 장소가 있다. 그래서 머릿속으로 그곳을 그려보기도 하고 책을 통해 찾아보려 애를 쓰기도 한다. 우리의 삶에서 목표는 중요하다. 목표가 있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 훗날 성공한 모습을 그려보면 자신도 모르게 입가의 웃음을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불평하지 않고 작은 일에서 부터 최선을 다하여 감사함으로 하루하루 수놓아 갈 때 언젠가는 그 감사의 꽃이 활짝 피어오를 때가 분명 올 것이다.

목적과 목표가 분명하게 설정되어 있으면 미래가 분명하게 보인다. 분명한 목표와 비전이 있을 때 투지를 불태우게 된다. 여기에 집중력과 창의력이 살아나며 자신도 모를 잠재능력까지 발휘하게 된다. 이럴 때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누군가에게 고백의 말을 서슴치 않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일이지만 기대한 일들이 자신의 힘으로 성취했을 때 자신감이 생기고 감사함도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 어떤 일이든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기꺼이 즐기라고 한 말처럼 무슨 일이든 고난 뒤에 축복이 있음을 믿고 미래의 밝은 자아상을 향해 하루하루의 삶을 살아갈 때 아름답게 익어가는 가을처럼 우리의 삶 또한 매일 소풍가듯 즐거운 삶으로 예쁘게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우리의 삶은 더 풍요로워 질 것이다.

이성범 수필가
이성범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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