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정삼철 충북연구원 충북학연구소장·수석연구위원

올해 10월 월 청주상공회의소가 설립 100주년을 맞이하게 된다. 대학제국 시기 1905년 일본이 조선의 외교권을 빼앗기 위해 강제로 체결한 을사늑약(乙巳勒約)이 이후 청주에 본격 진출한 일본상인들은 상업계의 발전을 명분으로 청주상업회라는 단체를 조직하였다. 그러다 지금부터 100년 전인 1919년 10월 31일 청주상업회에 대항하기 위해 임의단체 형태로 청주중심의 충북민족상인(民族商人)들이 중심이 된 청주상무연구회(淸州商務硏究會)를 발족하였다. 이것이 바로 지금의 청주상공회의소의 전신이자 연원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 조직은 일제의 교묘한 압박과 탄압으로 오래가지 못하고 수면 아래로 가려지게 되었다. 그 이후 1940년 5월 15일 일제가 '조선상공회의소령'을 제정하고, 이를 근거로 일본상인 주도의 청주상공회의소가 조선총독부 고시(제487호)로 1940년 5월 16일부로 인가되어 설립되었다. 그러다 광복을 맞이하게 되었고 청주와 충북인들 주도의 상인조직을 되살리기 위하여 임의단체인 충청북도상공회의소를 1946년 6월 1일부로 설립·운영해 오다가 1949년 4월 1일 청주상공회의소로 명칭을 변경하게 되었다. 그 이후 1952년에 12월 20일에 국회통과로 제정되어 공포하게 된 상공회의소법에 따라 1953년 10월 31일 다시 정식으로 청주상공회의소로 인가를 받게 되어 올해로 설립 100주년을 맞게 된 것이다.

민족자본 중심의 충북상공인들이 활동해온 청주상공회의소는 지난 1세기 동안 좁게는 청주, 넓게는 충북경제 발전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주체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다. 즉, 청주상공회의소는 그간에 청주 및 충북경제 성장과 발전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는 충북의 대표적인 경제주체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세기 동안 청주상공회의소의 상공인들이 보여준 경제활동은 청주와 충북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가져왔고, 그 결과로 청주와 충북경제가 지금과 같이 성장 발전한 모습을 누리게 된 것이기에 먼저 충북상공인들에게 찬사와 존경과 축하를 보내고 싶다. 민족자본 중심의 충북상공인들의 상인정신과 기업가정신이 발휘되지 않았다면 우리 청주와 충북경제는 지금 같은 발전된 모습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 비록 충북과 청주에 본사를 둔 향토대기업이나 거대 상업자본가가 아직은 없지만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다수 생겨났고, 경영규모가 작은 상공인들이 계속 경제활동을 영위해온 덕에 오늘날 청주와 충북경제가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변모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충북의 상공인과 기업을 보면서 씁쓸함도 지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 이유는 청주상공회의소가 창립 100주년을 맞이하고 있지만 100년 이상의 역사적 뿌리를 가진 기업이 없고, 그런 가게들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청주와 충북에 뿌리내려 지금까지 경제활동을 이어오고 있고, 충북도민이 자랑스러워하는 향토기업들과 가게, 기억되는 상공인들이 떠오르지 않고, 근거자료와 기록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 지금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충북상공인들이 지역과 함께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려는 철저한 기업가정신이 부족했기 때문이며, 자신들이 경영하는 기업과 가게 운영에 대한 역사인식이 부족하였기 때문이다.

이에 청주상공회의소는 창립 100주년을 맞이해 '함께한 100년, 새로운 미래'라는 슬로건의 의미를 살려 새로운 미래 100년을 이끄는 충북경제의 주역이 되어야 활 것이다. 그리고 충북도민들은 상공인들의 이런 경제활동을 적극 응원해 작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충북과 함께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장수기업, 장수가게, 상공인증이 많이 배출되고 탄생할 수 있도록 기(氣)를 북돋아 주어야 할 것이다.

정삼철 충북연구원 성장동력연구부장
정삼철 충북연구원 충북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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