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구교수의 창업·경영이야기
광둥성은 중국의 최남단에 있고， 홍콩， 마카오를 가운데 두고 있는 성이다． 광둥상인은 돈이 종교이자 인생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에서 광둥은 매우 먼 거리다． 옛날 베이징에서 도보로 광둥을 가려면 하루도 쉬지 않고 가더라도 반년은 걸렸다고 한다． 베이징 사람들은 정치 얘기를 좋아하는데 광둥 사람들은 정치를 싫어한다． 그래서 얘들 교육시킬 때도 관리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돈 버는 상인 교육이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광둥 사람들은 돈으로 사람의 지위와 인품을 잰다． 그래서 관료주의 사회에서 사람을 직급에 따라 등급으로 확정 짓는 것 보다는 개인이 소유한 돈으로 그 인간을 평가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이라고 믿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푼돈을 벌기 위해서는 벌벌 떨지만 돈을 쓸 때는 대범하게 쓴다． 돈을 쓸 줄 아는 사람들이다． 광둥에서는 옷차림이 수수하면 괄시 당하기 쉽다． 어떤 브랜드를 입었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고 사업에서 얼마만한 경제력을 지녔는가의 척도가 된다． 손목에는 로렉스를 차고， 홍콩산 최고급 브랜드 정장에 가방은 최고급 가죽가방을 들고 다닌다．
광둥상인과 협상이나 거래할 때 두 가지를 조심해야 한다． 첫째， 정치 얘기는 금물이다． 정치는 멀수록 좋다． 중국의 대부분 지역에서는 베이징 최고 정치지도자와 친분이 있는 것을 과시하는데 광둥에서는 의미 없는 말이다． 둘째， 광둥상인과 사업할 때는 그들의 돈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존중해줘라． 주요 화제를 돈과 실물경제， 먹고 마시는 것에 집중하면 그들의 관심을 얻을 수 있다．
광둥상인들은 마케팅의 달인들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한다． 고객의 욕구를 먼저 읽고 거기에 적합한 제품을 신속하게 만들어 낸다． 신제품을 기획하는 단계부터 고객의 욕구를 먼저 읽고， 시장에 대한 상세하고 구체적인 시야를 갖고 있다． 그들은 팔기 위해 만든다． 그래서 그들이 돈을 버는 것이다．
광둥 상인은 장사를 해도 얄팍하게는 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변화가 매우 빠르기는 하지만 약속은 꼭 지킨다는 것이 중국내 일반적인 평이다． 광둥사람들은 유비보다는 조조를 높게 평가한다． 유비가 실패한 이유는 겉과 속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낯은 두꺼웠지만 속이 검지 못했기 때문이고， 조조가 천하를 통일할 수 있었던 것은 낯과 속이 모두 두껍고 검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한다． 전쟁터인 사업에서는 유비 같은 스타일보다는 조조 같은 스타일이 분명 한 수 위다．
/주성대 청업경영과 송진구교수
중부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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