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 후 실용화되면 신경손상 환자 치료길 열려

현정근 교수(왼쪽 첫번째)가 팀원들을 이끌고 다기능 인공신경도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단국대병원 제공
현정근 교수(왼쪽 첫번째)가 팀원들을 이끌고 다기능 인공신경도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단국대병원 제공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단국대병원은 재활의학과 현정근 교수팀이 손상된 신경 재생효과를 극대화한 '다기능 인공신경도관' 개발에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다기능 인공신경도관은 동물실험을 통해 기술효과가 확인됐으며, 임상시험 후 실용화되면 척수신경 재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인체의 각 부분을 연결하는 신경망이 손상되면 감각을 느끼거나 신체를 움직이는 등의 기본적인 생명활동에 타격을 입고 평생 후유증을 안고 살아갈 수 있다. 특히 척수손상 환자들은 마비로 인해 거동이 불편하지만 대소변과 같은 기본적인 생리현상도 조절되지 않아 사회생활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신경 자가이식수술은 말초신경결손과 같은 완전손상 환자에게 주로 적용된다. 이는 환자 몸에서 정상적인 감각신경을 떼어내 결손 부위를 이어주는 방법인데, 문제는 수술을 두 군데 해야 하고 떼어낸 부위의 신경이 기능을 잃어버린다는 점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방법이 인공신경도관이다. 그러나 현재 시판되고 있는 인공신경도관은 자가이식에 비해 재생 성공률이 낮고 가격이 비싸 국내에서는 사용되지 않았다.

척수손상의 경우에는 완전손상이나 불완전손상 환자 모두 손상된 척수신경에 대한 치료방법은 전혀 없는 실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척수손상과 말초신경손상 등 외상성 신경질환 재활이 전문인 단국대병원 재활의학과 현정근 교수가 '다기능 인공신경도관' 기술 상용화에 뛰어들었다. 현 교수는 내부가 비어있는 기존의 빈 파이프 모양인 인공신경도관 내부에 절단된 신경의 축삭이 보다 효과적으로 자라는 미세 및 나노구조를 도입했다. 보건복지부 미래융합의료기기 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5년간 기술을 개발한 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의 '공공 연구성과 기술사업화 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현재 상용화에 도전하고 있다.

현 교수는 "기존 인공신경도관은 속이 비어 있어서 신경이 방향성 없이 꼬불꼬불 자라다 보니 회복이 느렸다. 이번에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신경도관 내부에 수십 마이크로미터 직경의 채널이 수천 개 존재하고, 각 채널마다 나노포어가 형성되어 있어 신경이 채널을 따라 자라기 때문에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자라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조체 내부에 신경재생을 촉진하는 다양한 신경재생인자와 세포를 이식해 훨씬 효율적인 재생기능을 부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 교수와 5명의 연구원, 변리사, 정밀기계 제조회사는 2017년 '와이어젠'이라는 연구소기업을 설립했다. 회사는 지난 5월 벤처 인증을 받고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현 교수팀은 현재 사람 크기의 무균돼지실험까지 진행해 신경재생기술의 효과를 확인했다. 현 교수팀은 또 식약처 의료기기 IND(임상시험용신약) 인증을 받기 위한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생산된 신경도관은 공인기관의 안전성 평가를 받아야 하며, 이후 대학병원의 IRB(임상연구심의위원회) 승인을 받으면 비로소 사람에게 적용되는 임상시험을 시작하게 된다. 임상시험은 1상에 1년 6개월~2년 정도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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