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꿈을 키우는 은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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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부매일
  • 승인 2019.10.30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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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교사 이야기] 정한숙 은여울중학교

9시 아침모임, 아이들은 떠나가시는 선생님을 위한 가슴 뭉클한 환송 동영상을 만들어 아침을 눈물바람으로 만들더니, 조금 뒤에는 앞마당이 들썩인다. 우리의 겨울김치를 만들기 위한 배추 모종을 함께 심고, 온고지신 요리반 학생들은 푸드트럭에 음식 재료를 실으며 음식장사를 나가기 위해 분주하고, 한쪽에서는 동아리 '두바퀴세상' 학생들이 차에 자전거를 싣고 있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의 안전과 성공을 위해 배웅을 나오고 마당 한 가득 은여울 식구로 북적인다. 선생님과 아이들 모두의 얼굴은 흥분과 설렘, 대견함, 기쁨으로 상기되어 있다. 오늘 아침 은여울의 모습이다.

우리 아이들은 이제 겨우 중학생이지만 기숙사에서 자신의 빨래를 하고 침구를 정리하고 역할을 맡아 청소를 하기도 하면서 자신의 일을 해결하는 법을 익힌다. 취향에 따라 원예실에서 꽃을 심고, 목공예 활동을 통해 필요한 가구를 만들어 쓰고, 바리스타 및 제과제빵 기술을 익히기도 하고 요리반에서 요리사가 되어보기도 한다. 이러한 진로활동 시간에 아이들은 열정적으로 참석하고 자신들이 만든 것을 나누는 기쁨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진로활동과 연계하여 다양한 창업활동을 권장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힘을 키워주기 위한 것이다. 현재 '여울목'이라는 매점, 은여울은행, 은여울카페, 심부름센터, 광고회사 등이 창업되어 성업 중에 있다. 학교에서는 '여울'이라는 화폐만 교환가치가 있고, 이 화폐는 학생들이 상으로 받을 수 있다. 매점과 카페의 인기 있는 대부분의 간식거리는 10여울 이상이고, 상으로는 한 번에 3~5여울 정도이기 때문에 은행에 적립하였다가 사용하여야 한다. 그래서 모든 학생들은 은행을 아주 잘 이용한다. 그림과 글씨에 소질이 있는 학생은 광고회사에, 근면한 학생은 심부름센터에서 열심히 일한다.

오늘 푸드트럭을 빌려 세상 밖으로 사업을 나간 학생들은 요리 동아리 '온고이지신반'과 '요리조리반' 학생들이다. 메뉴는 떡볶이와 수정과인데 아이들이 만든 고추장으로 떡볶이를 만들고 직접 만든 수제 수정과를 팔러 나간다고 한다. 풋살반 동아리 학생은 경기장도 없지만 매일 선수처럼 열심히 연습한다. 진천의 타 학교와 경기를 하면 큰 점수 차이로 지고 돌아오지만 굴하지 않고 승리를 다짐하며 더 열심히 연습한다. '두 바퀴 세상'의 자전거반은 '국토사랑 종주'를 목표로 먼 길을 달려갔다 오곤 한다. 때론 다치기도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음의 종주에 또 오른다. 오늘은 부여에서 학교까지 자전거를 타고 온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은 책 속의 공부가 아닌 세상의 공부를 온 몸으로 배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무언가에 몰두하여 이루어내고자 하며, 그 속에서 성취감을 맛보면서 스스로 주인공이 된다. 우리 학교에서는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그것은 폭발적인 지지와 칭찬을 아끼지 않고, 학생들의 응석을 기꺼이 받아주는 열정적인 선생님들이 있기 때문이다.

정한숙 청주오송고 수석교사<br>
정한숙 청주오송고 수석교사

은여울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오늘도 머리를 맞대어 고민하고 아이들의 성장 속에서 기쁨을 얻는다. 4차 산업혁명 사회가 온다고 한다. 앞으로 변화될 사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람과 더불어 돕고 살면서 그 속에서 행복을 창출해 내는 사람으로 성장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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