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의 계절에 괴산에 가는 이유
김장의 계절에 괴산에 가는 이유
  • 중부매일
  • 승인 2019.10.3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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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천 칼럼] 박종천 논설위원

딤채라고 하면 어느 김치냉장고 브랜드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딤채는 고려시대에 김치를 일컫는 말이었다.

조선 중기 고추가 들어오기 전까지 우리 조상들은 채소를 소금이나 식초에 절여 두고 먹었는데 이를 침채(沈菜)라 했다.

이 침채가 팀채로 바뀐 뒤 다시 이것이 딤채로 변하고 딤채는 구개음화하여 김채가 되었으며, 다시 구개음화의 역현상이 일어나서 오늘날의 김치가 된 것이라는 학설이 유력하다.

뜨거웠던 폭염에 대한 기억도 가물가물해지면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날씨에 몸을 떠는 사이 김장철이 다시 찾아왔다.

"다라마다 햇살 담은 갯가에는/ 속이 꽉 찬 배추같이 속이 찬 엉덩이들이/ 방아를 찧듯 엉덩이를 씰룩이며/ 바닷물에 배추를 씻는다/ 장딴지같은 무를 껴안고 낄낄거리며/ 아짐씨 웃음소리가 물수제비를 뜬다/ 멸치젓국 끓이는 냄새가/ 김칫거리 져나르는 아부지를/ 여나르는 누자들을/ 허천나게 따라다닌다"

시인 장현우가 묘사한 김장하는 날의 동네 풍경이다.

예전에 어른들은 김장을 하고 연탄을 창고에 가득 들여놓으면 '월동준비는 끝났다'며 마음 속에 뭔가 든든하고 안심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지금부터 불과 40여 년 전인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겨우내 먹을 다른 반찬도 부족하니 김장을 하더라도 각 가정마다 보통 한 접, 두 접, 세 접 등 접 단위로 배추를 구입해서 해야 했다.

여기서 '접'이라는 단위가 배추 100포기를 말하는 것이니 지금의 청소년들은 그 양을 짐작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러했던 김치가 식생활 변화 및 인구수 감소 등으로 소비량이 줄고 있다.

국민 1인당 연간 김치 소비량이 1980년대에는 50㎏이었던 것이 2006년 34.4㎏을 줄더니 2018년에는 26.1㎏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김치의 우수성과 효능은 세월이 지나고 과학이 발달할수록 더 많이 밝혀지고 증명되고 있다.

김치는 비타민(B1, B2, C 등)과 무기질(칼슘, 칼륨 등), 유산균 등이 풍부해서 항산화 효과, 피부노화 억제, 면역세포 활성화 및 암 예방, 비만 억제 ,알레르기 개선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미국 건강잡지 헬스와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006년과 2018년에 각각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한 바 있다.

2008년 2월에는 러시아 의생물학연구소(IBMP)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먹을 수 있는 '우주식품'으로 한국의 김치를 꼽았다.

최근에는 특히 중국에서 우리 김치가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중국 성인인구의 92.3%가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한 유당불내증을 가지고 있는데, 이 유당불내증에 발효유산균이 풍부한 김치가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한 국내업체는 김치에서 뽑아낸 '나노형김치유산균(nF1)'을 중국 내 45만개 약국에 넣기 위한 수출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K-POP과 대장금 같은 한국드라마 등의 한류열풍을 타고 전 세계에 알려져서 이제는 세계인의 음식이 되어 가고 있으니 김치가 한국에 큰 효자임이 분명하다.

겨울 김장은 최저기온이 0℃ 이하면서 하루 평균기온이 4℃ 이하로 떨어지는 시기에 해야 제대로 된 맛을 얻을 수 있다.

그런 시기가 올해는 이달 말부터 11월 중순쯤까지라고 한다.

때맞춰 11월 8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절임배추의 시초이자 본고장인 충북 괴산군이 김장축제까지 연다고 한다.

4인 가족 기준으로 참가비 12만 원을 내면 절임배추 20㎏과 양념 7㎏을 주고, 덤으로 축제장에서 농산물과 먹거리를 구매할 수 있는 1만원권 괴산사랑 상품권까지 준다고 하니 비용면에서도 알뜰 주부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다.

주말에는 대한민국 '청정유기농 수도' 괴산으로 슬슬 떠나 볼 일이다.

박종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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