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시민의 평범한 일상 지키는 것이 정치 아닐까요"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비례)이 청주시 청원구 오창호수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 '서있으면 땅이지만 걸으면 길이 된다'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분주하게 살고 있다. 김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청주청원 출마를 준비중이다. / 김용수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비례)이 청주시 청원구 오창호수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있다. '서있으면 땅이지만 걸으면 길이 된다'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분주하게 살고 있다. 김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청주청원 출마를 준비중이다. / 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중부매일은 내년 4.15총선을 앞두고 기획 '정치인, 안녕하십니까'를 통해 출마예상자의 삶과 생각, 정치철학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인터뷰이가 정한 장소에서 만나 진솔한 '사는 이야기'를 나누고 치열한 '정치이야기'를 들어볼 예정이다. 청주지역 4개 선거구 출마예상자들을 선별해 만나본다. / 편집자주

 

1. 김수민 바른미래당 비례

"어릴 적부터 꿈이 만화가, 만화방 주인이에요. 상상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고 싶었어요. 만화는 상상력의 결정체이고, 미래는 상상의 영역이잖아요. 곧 꿈을 이룰 것 같아요."

만화가를 꿈꿔온 소녀는 29살의 나이에 국회의원이 됐다. 1986년생. 2016년 제20대 국회에서 최연소로 입성했다. 정치에 입문한 계기도 풍부한 상상력과 감수성을 가진 청년창업가의 모습이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의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오창호수공원을 종종 찾는다는 김수민 의원은 "오창호수공원에서 편하게 쉬시는 시민들을 보면 이 '평범한'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용수
오창호수공원을 종종 찾는다는 김수민 의원이 시민들을 바라보고 있다. 김 의원은 "오창호수공원에서 편하게 쉬시는 시민들을 보면 이 '평범한'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는 것이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용수

청주 오창호수공원에서 만난 김수민(33·여) 바른미래당 비례대표는 모처럼 얻은 잠깐의 휴식 덕에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연신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특유의 자유분방함을 꺼내놓았다. 운동화 차림의, 털털한, 발랄한 청년의 모습이다. 

"오창호수공원에서 편하게 쉬시는 시민들을 보면 이 '평범한' 시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는 것이 '정치'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년 총선에서 청주청원 출마를 준비중인 김 의원은 청원 관내인 오창을 자주 찾는다고 했다. 오창맘들과 종종 치킨을 먹으며 수다를 떨고, 청주시민들과 입법화프로그램 '내일티켓'을 함께하고 있다. 지난 29일에는 '내일티켓' 참여 시민들과 '故설리 악플'을 주제로 토론했고 사이버폭력예방교육 의무화 법안으로 만들어 직접 발의했다. 현재 '내일티켓' 내용을 만화로 엮는 작업을 진행중으로 '김수민' 이라는 이름으로 첫 만화책을 펴낼 예정이다. 

김수민 의원이 청주 오창호수공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 김용수
김수민 의원이 청주 오창호수공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 김용수

"김수민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아침 7시'다. 아침 7시는 새 마음을 먹고 기분좋게 문밖을 나서는 시간이자 가장 깨어있는 시간이니까요."

김 의원은 매일 청주와 서울을 오가는 생활을 하고 있다. 1년이 넘었다. 새벽 5시반 청주 율량동 집을 나와 새벽 6시11분 오송역에서 KTX를 타고 여의도 국회로 이동한다. 매일 오전 8시 바른미래당 의원 회의에 참석한 이후 지역행사가 있으면 다시 청주로 내려온다. 귀가는 밤 11~12시를 넘기기 일쑤다.

힘이 들 때마다 '서있으면 땅이지만 걸으면 길이 된다'라는 시구를 보면서 스스로를 응원하고 있다.

"별명이 '신생아'에요. 잠이 많아서. 국회의원 되고 나서는 '불가능'한 일들을 '가능'으로 만들고 있어요."

김수민 의원이 호수공원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김용수
김수민 의원이 호수공원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김용수

김 의원에게는 '최초' 타이틀이 많다. 20대 국회 최연소 의원, 최연소 비례대표, 충청권 첫 부녀국회의원, 충북 청년정치인 1호, 충북 여성정치인 2호. 부친인 김현배(도시개발㈜ 대표이사)씨는 20년 전 14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냈다.

"'최연소 국회의원' 타이틀은 불명예스러워요. 전세계적으로 젊은 리더들이 정치역량을 발휘하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는데 우리 사회는 29살이 최연소 국회의원이 될만큼 정치적으로 아직 갈 길이 멀구나 싶어서요."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냐고 묻자 '똑똑한 시민들 옆에 있는 바보정치인'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본인이 똑똑한 게 아니라 시민을 똑똑하게 성장시키는 정치인이 필요해요. 국회의원이 문제를 해결해주기보단 시민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김수민 의원이 천천히 산책하면서 생각에 잠겨 있다. / 김용수
김수민 의원이 천천히 산책하면서 생각에 잠겨 있다. / 김용수

그러면서 소수엘리트만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는 스카이대학, 법대를 나온 것도 아니고 판·검사, 교수도 아니고, 나이가 많은 기득권층도 아니고…. 정치인이 되기 위한 획일화된 루트를 거치지 않은 거죠. 여성이고 청년이고 예체능이라는 '마이너'에 속해있으니까."

국회 입성 3년차 초선의원의 눈에 비친 정치인들은 구태했다고 털어놓았다.

"연륜이 깊은 선배 국회의원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예전에는 말이야"라며 과거완료형을 말합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의원이 필요해요. 창의적 상상력이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거에요. 국회의원 300명중 '과거'에 대해선 제가 300등이겠지만 '미래'에 대해선 1등일 거에요."

김수민 의원은 평소 운동화를 즐겨신는다. 이날도 운동화 차림의, 털털한, 발랄한 청년의 모습이었다. / 김용수
김수민 의원은 평소 운동화를 즐겨신는다. 이날도 운동화 차림의, 털털한, 발랄한 청년의 모습이었다. 김 의원은 "사람들은 명품운동화인줄 알지만 사실은 짝퉁운동화"라며 웃어 보였다.. / 김용수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다. 정치에 눈뜨게 한 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였다. 

김 의원은 숙명여대 재학시절 학내 디자인동아리 '브랜드호텔'을 창업해 광고홍보전문 벤처기업으로 성장시키면서 주목을 받았다. 대박을 일으켰던 '허니버터칩'의 포장지 디자인도 그녀의 손을 거쳤다. 젊은 감각과 아이디어로 주목받던 당시, 2016년 안철수 대표와 만나게 됐고, '브랜드호텔'이 국민의당 로고와 홍보물 제작을 맡게 된다.

"안철수 대표가 회사에 찾아왔는데 처음 보는 자리에서 제가 "정치를 진보와 보수로 나누는데 이해가 안된다, 청년들한테는 당장 생존이 걱정이다"라는 말들을 쏟아냈는데 두달뒤 비례대표 제안이 오더라고요. 안 대표가 양당제 정치판에 다당제 라는 새로운 정치발명품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해요."

이어 정치권에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들을 응원하고 함께하고 싶다고 했다.

김수민 의원이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여주고 있다. 김 의원은 내년 4.15총선에서 청주청원 출마를 준비중이다. / 김용수
김수민 의원이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여주고 있다. 김 의원은 내년 4.15총선에서 청주청원 출마를 준비중이다. / 김용수

"며칠전 오창소각장 건립 반대 주민설명회에 갔었는데 주민들이 "함께해줘서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좀 슬펐어요. '당연한' 일을 한 건데 감사를 받다니. 시민들이 더 요구해야 해요. '건강한 불평'들이 사회를 진보시키거든요."

꽃길만 걸었을 것 같은 그녀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가장 힘들었던 일로 리베이트사건을 꼽았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국민의당 선거공보물 제작대행 인쇄업체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고 지난 7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피의자 전원이 무죄를 받았지만 3년간 많이 힘들었어요. 얻은 교훈은 '옳음이 강함을 이긴다'는 것!"

김수민 의원은 오늘도 운동화 끈을 매면서 생각한다, '똑똑한 시민들 옆에 서있는 바보 정치인 김수민'을. 

비하인드컷-김수민 의원이 특유의 자유분방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용수
비하인드컷-김수민 의원이 특유의 자유분방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김용수

 

# 셀프 작성 프로필

-바른미래당 청주청원구 지역위원장
-시민참여 입법프로그램 '내일티켓' 개발자
-최연소 국회의원
-청년창업 성공사례 '브랜드호텔' 광고회사 대표
-숙명여자대학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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