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김강중 기자〕대전지역에서 최근 학교폭력이 잇따라 발생한데 가운데 대전교육청이 관광 일정이 포함된 학교 지킴이 연수를 떠나 빈축을 사고 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 관계자들과 지역 중·고교 배움터지킴이가 함께 하는 '2019학년도 대전 배움터지킴이 역량 강화 연수 프로그램'이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1박 2일간 진행됐다.

일명 '스쿨폴리스'라고 불리는 배움터지킴이는 학교장이 학교폭력 예방과 덕성교육 지원을 목적으로 위촉해 교내에 배치한 사람을 말한다. 자격은 전과 없이 퇴직한 교사·경찰·직업군인·전문 상담가 등이다.

이번 연수 장소는 경주-포항 일원이다. 교육청 관계자 8명과 배움터지킴이 전체 316명 중 213명이 함께했다.

연수 프로그램 일정은 경주 불국사, 안압지 등 문화 유적지 견학, 포항제철 및 호미곶, 죽도시장 등 포항지역 관광지 견학 등과 강사 초청 역량 강화 특강, 분임별 토의 등이다.

연수 비용은 시교육청 학교폭력 예방 예산 약 3000만 원이다.

문제는 일선 학생보호인력인 배움터지킴이 역량 강화 연수에서 실질적인 연수는 고작 2시간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정 중 배움터지킴이 역량 강화 연수 특강은 첫날 오후 5~7시 한차례 뿐이다. 분임별 토의시간을 포함한다고 해도 1박2일 일정 중 단 4시간에 지나지 않는다.

시교육청이 잇따른 학교폭력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하지 못한 채 학생보호인력의 제고를 위한 연수마저 관광 중심이어서 빈축을 사고 있다.

한 배움터지킴이는 "지금 상황에서 역량강화 연수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일정을 보면 의아한 부분이 있다"며 "배움터지킴이 전체가 대상이었던 만큼 교육적인 측면의 효과를 거두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교조 대전지부 관계자는 "학교폭력으로 시민과 학부모의 불안이 고조된 시기에 배움터지킴이를 인솔해 관광성 연수를 떠난다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보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힘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사, 교직원 등 성격에 따라 연수 프로그램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배움터지킴이의 경우 퇴직 경찰, 공무원 등 연로하신 분들이어서 평소 노고에 대한 위로의 목적도 포함된다"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