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도내에 오전동안 청명한 가을하늘이 나타난 19일 청주 상당산성을 찾은 아이림 어린이집 원아들이 푸른 하늘을 벗 삼아 잔디밭을 내달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신동빈

지난해 미세먼지 나쁨일수 전국 최고, 2017년 전국 2위. 언제부터인가 최악의 대기오염 지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충북 공기질의 현 주소다. 대기오염이,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의 발생과 증감 원인이 지역만의 일도, 우리나라에 국한된 일은 아니지만 당장 충북과 도민들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 그런 까닭에 다른 어느 지역보다도 대기오염 관련 소식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곧바로 효과를 거둘 수 있는 현실적인 묘책이 마땅치 않아 간접적인 분야 등 여러 대책을 찾다 보니 푸른하늘의 대명사인 가을이 올해도 또 잿빛이다.

올 가을 들어서만 벌서 미세먼지(PM 10, 지름 10㎛ 이하) 주의보(2시간 넘게 150㎍/㎥ 이상) 발령이 7차례에 이른다. 지난달 말에 이어 이달 첫 주말 하늘은 안개를 동반한 미세먼지로 뒤덮였다. 이처럼 대기상황이 쉽사리 나아질 기미는 없지만 앞으로 조금이라도 개선될 여지를 담은 소식이 이어져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게 됐다. 먼저 충북의 대기질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는 충남 보령 화력발전소 1·2호기가 조기에 폐쇄된다고 한다. 또한 정부차원에서 노후 경유차의 세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소식이다.

충북을 비롯한 한반도 대기오염원의 가장 큰 부분을 중국이 차지하는 상황에서 근본적인 개선책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국내에서 추가되는 오염물질도 만만치않은 게 사실이다. 따라서 중국에 저감을 요구하기에 앞서 우리 주변부터 살펴보는 게 순리다. 그런 까닭에 오염물질을 쏟아내는 화전은 계속 없애고, 도심 미세먼지 배출 1위인 경유차를 줄여야 한다. 이들에 대한 저감대책만이라도 제대로 시행된다면 중국발 스모그 등 난방 오염물질이 더해지면서 겨울철로 갈수록 심해지는 대기오염 피해를 다소라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쓸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이지만 지역에서도 해볼 수 있는 것을 전향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겨울철 무렵 경유차 운행을 보다 적극적으로 규제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른 지역에 앞서, 보다 강력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 우리의 현실이 그것을 요구하고 있지 않는가. 정부의 화전 감축계획도 더 당겨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보령 1·2호기가 2년 당겨졌듯이 노후화 순서대로 더 빠르게 진행돼야 한다. 우리는 지금 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가동해야 할 처지다. 1950년대 죽음의 스모그로 악명을 날렸던 영국 런던의 개선사례는 강력한 규제의 필요성을 확인시킨다.

이처럼 화전과 경유차 규제를 보다 강화해야 하는 이유는 이들의 오염물질 배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전국 화전 60기의 절반이 충남에 있고, 이들 중 절반 가량이 20년을 넘었다. 보령 1·2호기만으론 어림없고 이제 시작이라는 얘기다. 노후 경유차가 차량 배출 오염물질의 절반을 차지하는데도 경유차 등록규모는 되레 늘어나고 있다. 이러니 앞으로 도로위 대기오염 상황이 우려될 수 밖에 없다. 이젠 가을하늘이 그 어느 계절보다 푸르다는 것을 후손들에게 알려줘야 하지 않겠는가. 그 책임과 결과가 우리 손에 달려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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