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공유경제란 2008년 시작된 세계경제 위기 속에서 저성장의 경제환경과 높은 실업률이 가계 소득의 저하로 이어짐에 따라 소유와 과소비가 관례화된 그간의 패턴을 반성하고 필요한 만큼 적정하게 소비하는 패턴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하버드대 법대 교수인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이 저서 '리믹스'에서 처음 만들어 낸 용어이다.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업형태의 소비를 기본으로, 2011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는 대량 생산과 소비가 특징인 20세기 자본주의 경제에 합리적 소비로 대표되는 공유경제를 '세상을 바꿀 수 있는 10가지 아이디어'로 꼽았다. 소유에서 공유의 개념이 생활 속에서 하나의 비즈니스모델로 자리매김한 대표적 사례로 '에어비앤비', '우버'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경제학에서는 공유하는 자원은 비극을 가져온다는 '공유지의 비극'이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공유지의 비극은 사람들이 이익을 얻으려고 한 행동이 결국 전체의 이익을 파괴한다는 전통적 이론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공유하게 되는 자원은 내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사용하여 결국엔 아무도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유지의 비극을 최소화하는 것이 공유경제의 성패를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공유경제는 개인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정부와 도시 차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공유경제가 하나의 경제정책으로 주목하는 이유는 공유경제를 통한 수익은 자연스럽게 사회적 기여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유휴자원을 수입원으로 연결시킬 수 있고, 이용자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사회전체로는 자원이 절약되어 이에 따른 사회적, 환경적 문제를 줄여갈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괴산, 음성, 증평, 진천 등 중부권 자치단체 4곳이 지난 5월 공유도시 추진에 대한 합의에 이어 10월 14일 '공유도시'를 선언했다. 4개 지자체는 업무협약을 통해 공무원 인사교류, 관광안내 및 홍보자료 배포, 휴양림 군민혜택, 농기계 임대사업, 농약잔류분석센터 이용, 지역 향토상품권 운영 등 소유에서 공유로 전환하는 9가지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기존의 공유도시는 개별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추구하였지만 여러 지자체가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어 하나의 공유도시로 협력한 것은 선진 사례가 아닐 수 없다.

기초지자체의 한정된 예산과 인력으로 급증하는 행정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된 중부 4군 공유도시의 성공과 정착을 위해서는 공공부문에서 시작된 공유경제 바람이 반드시 민간부문의 공유경제 활성화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공공을 중심으로 한 신뢰성과 투명성을 기반으로 공유경제의 특성을 군민에게 체감할 수 있도록 군정을 유기적으로 운영함으로써 '공유지의 비극'을 최소화하는 문화를 확산하고, 지역민과 함께 공유경제에 기반한 사업화하기 좋은 지역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적 성격의 공유도시 선언으로부터의 출발이 공간, 물건, 경험, 지식, 정보 등의 자원을 함께 공유함으로써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며 시민단체와 기업의 참여를 통해 다양한 사업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공유도시 성공의 최대 관건은 많은 홍보와 안내를 통해 동참하는 주민의 증가와 지속적인 관리 그리고 피드백이다. 무엇보다도 IT플랫폼인 SNS를 중심으로 연결하여 다양한 주체가 공유경제에 참여하는 것부터 경험을 공유하고 가치로 만들어 내는 것까지 일상생활로 확산하는 소통채널의 강화가 필요하다. 4개 시군은 기존의 행정체제, 법체계를 벗어나 공유가치를 실현할 구체적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며 이해관계자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군민에게 체감할 수 있는 공유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공유경제를 위한 '공감경제'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