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전수걸 부산광역시공예명장·전 부산공예협동조합 이사장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가 개막 3주만에 17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비엔날레는 2년마다 열리는 국제현대미술행사다. 1895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시작되었으며, '2년마다'라는 의미를 가진 이탈리아어 비엔날레(biennale)가 고유명사로 자리 잡아 통용되어 왔다.

공예명장으로서 필자는 매번 청주공예비엔날레를 지켜보았지만 올해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에 진심으로 박수를 쳐주고자 한다.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 전시는 전시공간구성과 줄거리 등 철저하게 일반 관람객에게 맞춰 새롭게 시도했다.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는 '미래와 꿈의 공예 몽유도원이 펼쳐지다'라는 주제로 공예의 꿈과 미래를 안견의 몽유도원도의 그림에서 차용했다.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는 제11회 청주공예비엔날레는 단독 예술총감독제 체제로 시행하면서 5개의 기획전과 3개의 특별전으로 전시를 연계시켜 청주의 가치를 살린 전시를 구성하고 몽유도원 줄거리를 기획에 반영 새로운 공예 가치를 부응시키고자 했다.

지역의 가치 있는 장소를 개발해 정북동토성, 향교, 율량동고가, 동부창고 옛청주역을 가람배치하고 일부러 작가와 작품수를 늘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모험과 선택을 했다. 이를 토대로 몽유도원으로 구상한 대안적 미래지향 공예 시나리오를 펼쳤다. 결과적으로 보면 전시는 성공이다.

필자도 공예기능인이자 명장이지만 공예를 기능으로만 바라보면 비엔날레전시는 한계에 부딪힌다. 공예를 시대와 생활과 연결된 가치를 찾아내 공예 전시가 복합적으로 생산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번 전시기획은 이전과 달리 공예 가치를 기능과 더불어 정신과 태도를 합해 이끌어 공통된 감성으로 공예 공론의 장을 만들어 냈다. 그뿐만이 아니다. 제11회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주제는 관객이 참여하며 생각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을 의도했다.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관객을 전시의 장으로 끌어들였으며, 이를 통해 비엔날레에 초대된 모두가 몽유도원으로 '유기적 연대'를 만들어내기를 기원했다.

예술감독은 전시기획 구상을 비슷한 전시 구성에서 벗어나고자 장소-특정적(site-specifity) 연계 전시가 필요로 했던 것 같다. 왜냐하면 필자가 보기에 이러한 시스템은 활용 주제에 대한 다채로운 소재나 표현 방식을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은 좁은 땅 안에 너무도 많은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 그래서 청주가 지닌 개별적 가치를 두고 전시의 독자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에서는 청주지역의 역사적 맥락을 활용해 공간을 선정하고 기획한 전시다. 이러한 장소-특정적 전시들은 다른 곳에서는 재현할 수 없기에 독자적이면서도 고유한 전시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성공으로 다음 비엔날레를 주목하는 눈은 더욱 커질 것이다. 현대 사회가 수평적이고 다양화된 만큼, 다양한 장소에서 다채로운 주제의 비엔날레가 열려 특성을 잘 만들어 나가길 기대해 본다.

전수걸 부산광역시공예명장
전수걸 부산광역시공예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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