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에 맞는 특화된 중·소극장 필요하다
장르에 맞는 특화된 중·소극장 필요하다
  • 이지효 기자
  • 승인 2019.11.0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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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이지효 문화부장

'너름새'의 사전적 의미는 풍물놀이에서 가락을 멋있게 치라는 말, 또는 주로 판소리에서 소리하는 사람이 소리의 가락이나 사설의 극적 내용에 따라 몸짓으로 하는 형용동작을 의미한다.

청주에 사는 사람들에게 '너름새'는 어떤 의미일까?

1990년대 연극 극단이 전성기를 이루던 시절, 1990년대 말 극단 청년극장이 입주해 그곳은 충북 최초의 상설 소극장으로 자리를 잡아 '사직동 소극장 너름새'에 가면 연극 배우들의 열정과 실험극, 사회극, 블랙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너름새는 나신종 신미술관 관장의 소유로 2013년 7월까지 거의 무상으로 연극인들에게 공간을 내어주면서 연극인들의 꿈의 무대가 됐던 것이다.

총면적 260여㎡에 80석~100석 규모로 소극장 가운데서도 작은 편이지만 당시 소극장이 없던 시절 순수연극 전초기지를 담당했던 공간이었다. 그동안 극단 청년극장은 물론 상당극회, 청사 등 지역의 다른 여러 극단들이 150여편의 연극을 꾸준히 무대에 올리며 배출된 연극인만 수백 명에 달하는 소극장 공연 문화의 산실 역할을 해오던 곳이었다.

청년극장 단원들은 "그때 그 지하 작은 공간이 왜 그렇게 좋았는지 밤을 새며 공연 준비를 하고 심지어 그곳에서 먹고 자면서 연극을 무대에 올렸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고 회상했다.

초창기에는 춤 공연을 비롯해 소극장 콘서트도 개최되는 등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관객을 모이게 했다. 당시 사직동 국보약국 맞은편까지 줄을 늘어서며 입장을 기다렸던 기억이 떠오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해당 건물도 매각돼 건물주가 바뀌면서 건물의 사용 용도가 병원으로 변경되면서 복합 문화공간이었던 너름새도 2013년 7월 문을 닫게 됐다.

이후 극단 시민극장이 운영중인 150여석 규모의 '씨어터제이'와 극단 늘품이 운영하는 '예술나눔 터'에서 연극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

지난 3일부터 15일까지 홀수일에는 충북도의 지원을 받아 충북연극협회가 제17회 소극장연극제를 예술나눔 터에서 진행중이다.

지난 3일 극단 청년극장(청주)이 '숙희책방'이란 작품으로 관객을 맞이한 이후 5일에는 극단 푸른연극마을(광주)이 '옥주'를, 7일에는 국제연극연구소 H.U.E(대전)가 '거북이 혹은'을, 9일에는 극단 아시랑(함안)이 '쌀통스캔들'을 무대에 올린다. 이어 11일에는 극단 청예(청주)가 '아일랜드'를, 13일에는 좋아서하는극단(제천)이 '북어대가리'를, 15일에는 극단 늘품(청주)이 '엄마의 치자꽃'을 선보인다.

연극을 올릴 수 있는 소극장이 몇개만 더 있었어도 연극제가 진행되는 기간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기회가 됐을텐데 한 장소에서만 올리는 것도 아쉬운 일이다. 하루 올리고 무대 교체하고 또 다른 작품을 올리고.

청주지역 연극인들은 기억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이 선거 때 내걸었던 공약을. ▶문화예산 5% 확보 ▶지역 문화예술 활동 거점 지원 ▶시·군 지역문화원 적극 활용 ▶지역 문화예술인 지원센터 건립 등을 제시하고 공간확보에 대한 약속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공약이 언제 실행될지는 모른다.

현재 청주에는 중·대형 극장만 있어 대관도 전쟁이다. 연극 뿐 아니라 다른 장르의 문화예술 또한 관객과 더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중·소 극장이 더 많이 필요한 이유다.

이지효 문화부장.
이지효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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