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도 빠듯한데, 직원 쓸 돈 있을리가요"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더불어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 등의 근로환경이 급변하면서 경제의 기반인 '자영업자'들이 무너지고 있다. 여기에 이들 자영업자들이 생존을 위해 고용을 줄이고 사업규모를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악순환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편집자

◆고용원 없이 '나홀로' 자영업자 9만명 증가

6일 통계청의 '2019년 8월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영업자(비임금근로자)는 679만9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6만2천명(0.9%) 감소하면서 지난해 3만6천명 감소 이후 2년 연속 감소했다.

특히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53만5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만6천명(7.0%) 줄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인 1998년 8월(-29만6천명) 이후 21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셈이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12만7천명으로 9만7천명(2.4%) 증가했다.

연령별로 40대 자영업자는 152만5천명으로 무려 13만6천명(8.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역시 201만8천명으로 5만5천명(2.6%) 감소했다.

40~50대 중장년층 자영업자는 1년 만에 19만 1천명이 감소하면서 100명중 5명이상이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60세 이상 고령 자영업자는 219만5천명으로 11만5천명(5.6%) 늘어나면서 2007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산업별로 보면 도·소매업이 전년에 비해 5만5천명 감소했다. 이어 광·제조업 -2만7천명,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1만9천명, 건설업 -1만7천명 등이었다.

다만 농림어업은 4만7천명, 숙박과 음식점업은 2만명 각각 늘었다.

◆사업규모 줄고..'번개창업' 유행

또 창업을 하거나 준비중인 예비 자영업자 대부분이 사업 초기 자금을 줄이고 짧은 시간 사업을 구상하는 '번개창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1년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 70%가 최초 사업 자금 규모가 5천만원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초 자금이 필요 없었다거나 500만원 미만이었다는 응답은 28.7%로 집계됐으며 500만∼2천만원 미만은 15.3%, 2천만∼5천만원 미만은 26.0%였다.

5천만∼1억원 미만은 20.7%, 1억∼3억원 미만은 8.0%, 3억원 이상은 1.3%에 불과했다.

사업 자금의 경우 본인이나 가족이 마련한 돈이었다는 응답이 69.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은행·보험사·상호신용금고 등 금융사가 29.7%으로 집계됐다.

특히 창업을 준비하는 기간 역시 빨라졌다. 이들 창업자들은 사업을 준비하는 기간이 '6개월 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73.9%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1~3개월 미만이 52.3%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으며 그 뒤를 3~6개월 미만(21.6%), 1년 이상(13.5%), 6개월~1년미만(12.5%) 등으로 나타났다.

1년 이상 창업을 준비했다는 응답률이 불과 13.5%로 나타나면서 '창업 준비기간'이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창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업자금 조달(33.5%)'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응답했다.

여기에 사업정보나 경영 노하우 습득(24.3%)과 판매선 확보(21.1%)도 창업 준비 과정에서 겪는 애로사항으로 손꼽혔다.

◆취업 어려워 창업 선택

자영업을 시작한 동기로 '자신만의 사업을 직접 경영하고 싶어서'라는 응답자가 76.6%로 나타났다. 그러나 '임금근로자로 취업하기 어려워서'라고 응답한 비중도 14%로 집계됐다.

자영업을 시작하기 전에 임금근로자였던 비중은 무려 58.0%에 달했다. 지난해보다 1.1%p 증가했다.

이들 자영업자의 평균 운영(소속) 기간은 1년 전보다 4개월 늘어난 14년 5개월로 집계됐다.

그러나 현재 사업체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계속 유지할 계획'이 89.2%로 전년동월대비 1.0%p 하락했다. 반면 현재 일을 그만 둘 계획은 4.7%로 0.5%p 상승했다. 또 그 중 1년 이후 그만둘 계획이 54.3%로 가장 많았다.

일을 그만두겠다는 이유로는 '전망이 없거나 사업부진'이 47.1%로 가장 높았다.

키워드

#창업 #자영업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