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을 생각한다
11월 3일을 생각한다
  • 중부매일
  • 승인 2019.11.06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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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11월 3일을 '학생의 날'이라고 아는 이들이 많다. 그날은 '학생독립운동 기념일'이다. 학생독립운동 기념일은 1929년 11월 3일 광주에서 일어나 전국으로 확산된 일본의 압제에 저항하여 일어났던 항일독립운동을 기념하는 날이다. 일제는 우리의 민족정신을 말살하려 했고 우리의 재산을 수탈했다. 이런 불의에 대항하고 민족적 자긍심을 일깨운 항일독립운동을 당시의 깨어 있는 지식인인 학생들이 조직적으로 전개한 민족 운동이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해외 언론들이 학생들의 분연한 외침을 보도하기도 했었다.

사실 2006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일'로 명칭이 변경되기 이전에는 '학생의 날'로 불렸다. 70년대 초에는 기념일을 통폐합한다는 명분으로 폐지되어 10여 년 동안은 '학생의 날' 조차 없다가 1984년에 부활되어 명맥을 유지하게 되었다. '학생의 날'이라는 명칭은 마치 '어린이 날'이나 '근로자의 날'처럼 어린이를 위한 날이나 근로자를 위로하기 위한 날같이 학생들을 위한 날로 인식하게 했다. 엄혹했던 시기에 독재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를 걱정하던 정권하에서 부활한 이름이어서 그랬으리라 여겨지긴 한다. 광주에서 일어난 학생독립운동이 1919년의 3·1 운동과 1926년의 6·10 만세운동과 함께 일제의 압제에 항거한 3대 독립운동의 하나임을 아는 사람들도 드믄 것 같다.

식민지 시대에 학생으로 산다는 것은 당시로서는 이미 지식인으로 사는 것이다. 정의와 불의를 논할 줄 알고 불의에 울분을 토하고 항거할 용기와 의식을 지닌 자유인의 삶을 추구할만한 지식인이라 할 수 있다. 그들은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다. 당시의 독립운동으로 1천600여 명이 일제의 경찰에 체포되었고 광주에서만 170여 명이 실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 일본의 어이없는 주장과 행위가 우리 국민을 화나게 하고 있다.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우기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수출규제를 통해서 우리를 괴롭히려 시도했다. 일본은 우리와 불편한 이웃으로 살기를 자초하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서 자발적으로 일어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지만 일제의 압제에 항거해 일어난 '학생독립운동 기념일'을 제대로 기념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에게 우리의 선배 학생들이 무엇을 위해서 압제에 항거했는지를 알게 해야 한다. 그들이 울분을 토하게 한 불의가 무엇인지, 정의가 무엇인지, 자유란 어떻게 지켜지는 것인지, 살기 좋은 나라는 어떻게 해야 만들어지고 지켜지는 것인지를 알게 해야 한다. 그것이 오늘을 사는 어른들의 의무이며 책임이다.

1940년대의 냉전 시대에 서방의 '국제학생회의'와 소련의 '국제학생연맹'이라는 국제학생조직이 있었고 미국과 소련의 지원이 끊기면서 해체되었다. 11월 17일은 '국제학생회의'가 1941년 제정한 '국제학생의 날'이다. 당시 체코의 대학생들이 나치의 침략과 그로인해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인 날이다. 국제학생의 날 또한 불의에 항거하여 일어난 시위를 기리기 위한 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젊은 피는 열정이 넘치는 패기를 지녔고 순수하며 불의에 항거하는 것을 당연히 여긴다. 자유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 줄도 알며 자신이 속한 조국을 위하여 땀을 흘린다. 우리는 그들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리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오늘을 사는 젊은 학생들이 이 나라의 현실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정의와 공정이 무엇인지 혼란을 자초하는 정치권을 바라보는 그들이 어떤 국가관으로 가슴을 채울지 걱정이다.

그래도 우리의 젊은 학생들에게서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다. 그들은 과거의 젊은이들보다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지 않았는가, 그들이 자유와 풍요를 조금이나마 경험했으니 그 소중함 또한 알리라 여겨진다.

지금의 정치권이 희망의 빛을 잃었다면 젊은이들이 희망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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