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광규 충북도교육연구정보원장

2015교육과정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강조하는 이유 중 하나는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을 길러 주기 위함이다. 컴퓨팅 사고력은 컴퓨터가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사고하여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고 이를 논리적,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말한다.

며칠 전 페이스북이 해킹을 당한 것 같아 스마트 폰에 있는 앱을 지웠다가 다시 설치하려 하는데 계속 진행 중이라는 메시지만 뜨고 설치가 안 되었다. 여러 차례 실패를 거듭 하다가 인터넷을 찾아보니 페이스북 앱의 캐시에 저장된 것을 모두 지우고 다시 설치하라는 것이었다. 캐시에 저장된 정보나 데이터에 오류가 있기 때문이란다.

컴퓨터의 작업 속도를 높이는 방법 중 캐시와 쿠키가 있다. 캐시는 컴퓨터의 성능을 좋게 하게 위하여 데이터와 명령어들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기억 장소를 말하고 쿠키는 인터넷 웹 사이트 방문 기록 등을 남겨 똑같은 사이트를 쉽고 빠르게 연결해 주는 것으로 사용자와 웹 사이트 사이를 매개해 주는 정보를 저장해 둔 것을 말한다.

인간으로 생각하면 캐시는 일상에 필요한 자료의 데이터 즉 지식과 같은 것이고, 쿠키는 인간이 한 번 간 장소를 기억해 두고 다음에 방문할 때는 그 순서대로 망설이지 않고 따라하는 것과 같은 습관과 같은 것이다.

종종 변경되지 않는 지식과 습관적인 행동은 잘못된 결과를 가져 오기도 한다. 어제의 진리가 오늘은 쓸모없는 지식이 되는 시대에 과거의 지식에 얽매어 있으면 고지식하다는 소릴 듣는다. 그리고 습관은 업그레이드 되지 않은 네비게이션과 같다.

예를 들어 식당을 찾아가는데 식당이 전과 같이 거기 있을 때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전하였을 때는 옛 지식이나 경험만으로 정확하게 찾아 갈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문제가 생겼을 경우 과거의 낡은 지식을 가지고 그 자리에서 계속 빙빙돌며 찾는 고집을 피울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정보들을 빨리 받아들여 이전한 곳으로 찾아갈지 아니면 다른 식당을 찾아가야 할지를 신속히 결정해야 낭패를 막을 수 있다.

컴퓨터에서 캐시와 쿠키는 보통 컴퓨터가 작동하면서 자동으로 알아서 새로운 정보로 바꾸어 준다. 그래서 우리는 컴퓨터를 사용할 때 이러한 것에 거의 신경쓰지 않고 사용해도 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컴퓨터가 완벽한 인공 지능 기능을 갖추지 않았다면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에 그것을 해결해 주는 것 역시 사람이 해야 한다. 그래서 캐시와 쿠키의 정보가 잘못되었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지우는 결단이 필요하다. 그러면 컴퓨터는 알아서 다시 새로운 정보들로 채우고 문제없이 작동하게 된다.

컴퓨터의 캐시와 쿠키는 인간의 고정 관념, 과거의 지식, 습관, 고집과 같은 것으로 사회의 변화가 없거나 아주 느릴 때에는 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 줄 수 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지식과 생활 방식 등이 변화무쌍한 시대이다. 사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실 생활에서 발생한 문제를 현재 내 지식과 경험으로 해결하려다 어려움이 생겼을 때에는 과감하게 내 생각과 경험을 버리고 새로운 방법들을 적용해야 한다.

사람이 컴퓨터를 만들었지만 컴퓨터가 작동하는 방식으로 생각할 해야 할 때도 있다. 이것이 컴퓨터 시대를 살아가는 컴퓨팅 사고력인 것이다.

정광규 충북교육정보원장.<br>
정광규 충북교육정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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