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못쓰는 지방정부, 지역경제는 어떻게 살리나?
돈 못쓰는 지방정부, 지역경제는 어떻게 살리나?
  • 중부매일
  • 승인 2019.11.0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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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도로변에 빈 점포가 하나 둘 늘어가고 있다. 동네슈퍼도 미국의 아마존, 중국의 알리바바와 같은 거대 쇼핑몰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의 자화상이다. 영세 사업자들 입에서 시쳇말로 '시장에 돈이 안 돈다'는 이야기가 자주 흘러나온다. '수출주도형 국가'인 우리나라는 글로벌 교역을 주도하는 미국과 중국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 따라서 미중 무역갈등, 한일 무역전쟁, 중국의 내수부진 등으로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 호에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세계경제는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경기둔화가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가 동시에 세계 경기침체를 경고하며 우려를 더했다.

특히 게오르기에바 신임 IMF 총재는 한국을 콕 집어 재정확대를 통해 경기부양 할 것을 당부했다. 과감한 재정정책으로, 동시다발적인 경제하강 국면을 대응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2020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재정의 과감한 역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며 지금 우리가 당면한 대내외 경제여건이 녹록치 않음을 고백했다. 이어 "우리가 지금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미래에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으로, 내년도 확장 예산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역설했다.

중앙정부는 재정지출을 크게 늘려 경기 살리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국회에 제출한 2020년 예산안도 올해보다 9.3% 많은 513조 5천억원으로 사상 처음 500조원을 돌파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재정 지출 확대는 미래의 더 큰 비용을 막는 적극적 투자 개념이라며 강력한 재정확대를 통한 경기 활성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반면 지방정부는 일명 '못쓴 돈'으로 민간시장을 위축시키고 있어 중앙과의 엇박자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속에서 '못쓴 돈'이 '내수 악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대책마련이 더욱 시급하다.

최근 나라살림연구소가 지난해 243개 지방정부의 결산서를 분석한 결과 잉여금은 69조원에 달했다. 막대한 잉여금은 시장을 위축시켜 경기 회복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나아가 남긴 돈만큼 주민에게 돌아갈 행정서비스도 부족해지기 마련이다.

충북도는 어떨까? 도와 도내 11개 시·군의 지난해 잉여금이 무려 1조3천900억원으로 조사됐다. 기초단체 중 잉여금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충주시로 지난해 세입 1조1천644억원에 세출 8천215억원으로 3천429억원의 잉여금이 발생했다. 순세계잉여금 또한 1천732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뒤를 이은 영동군은 세입 5천403억원, 세출 3천755억으로 1천648억원의 잉여금이 발생했다. 순세계잉여금 또한 779억원으로 20.7%를 기록했다. 특히 영동군은 자체 재원이 7.5%로 중앙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에도 순세계잉여금 비율이 높았다.

순세계잉여금은 잉여금 중, 이월금과 보조금 집행잔액을 제외한 금액을 말한다. 즉 지자체가 다음해에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세입 재원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당해 연도 지방정부가 예산사업을 추가로 반영했다면 고스란히 지역경제로 돌아갈 수 있는 금액이다.

지금 대한민국이 직면한 외부 신호는 '회색 코뿔소'다.

코뿔소는 덩치가 커서 달려오면 땅이 흔들릴 정도로 금방 알 수 있다. 물론 부딪히면 위험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이렇게 예상할 수 있고, 사고 파급력도 크지만 애써 외면하거나, 무시하면 '통제 불능의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 바로 '회색 코뿔소'라 불린다.

'회색 코뿔소'가 대한민국을 향해 달려오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와의 엇박자를 빨리 해소하여 다가오는 세계경제 침체를 발 빠르게 준비해야 한다.

안창호 한국교통대 창업중점 교수.
안창호 충북스타트업협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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