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완종 사회경제부

청주의 중심상권이었던 성안길의 몰락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십수 년전부터 곳곳에 빈 점포가 산재돼 있는 등 지속적으로 쇠퇴의 길을 걸어온지 오래다.

앞서 2000년도 초반에만 해도 이 곳 성안길을 지역의 패션·잡화를 중심으로 한 소비의 중심지였다.

이 시기 성안길에는 충북 최초·최대 멀티플렉스인 '쥬네쓰'와 복합멀티플렉스인 '마야'가 들어섰고 10~20대의 유동인구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인근 상권 역시 이들의 소비성향을 겨냥하면서 지역의 대표 중심상권으로 성장했다. 대부분 로드 상점가로 구성돼 도소매업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 특징이었다.

때문에 새옷과 새신발, 화장품 등 패션·잡화를 구매하기 위해선 주말 성안길 중심거리를 걷는 것이 일상다반사였다.

이런 성안길의 왜 몰락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과거 영광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많은 유동인구에도 이들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만한 메리트가 없어진지 오래다.

2012년 대농지구에 현대백화점 충청점의 개점과 더불어 대형 유통매장인 롯데아울렛이 개점하면서 다수의 브랜드 매장이 유출됐다.

또 핵심 소비층인 10~20대들이 인터넷쇼핑몰 성장과 함께 오프라인 소비를 줄이면서 패션·잡화의 매출도 반토막이 났다.

여기에 경기불황의 장기화에 따라 얼어붙은 소비심리도 상권 붕괴에 한 몫 하고 있다.

반면 적게는 월 300부터 1천만원 이상까지 천정부지로 뛴 임대료는 입점 상인들의 등을 떠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구도심 유일 백화점인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청주점'의 사업 철수설이 가시화 되면서 구도심 상권 붕괴의 신호탄이 됐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영플라자의 임대·매각에 대해 본사 측이 '메디컬센터'를 기본으로한 임대제안서를 검토한 사실이 드러났다.

지역을 대표했던 구도심 중심상권의 부활을 위해서라도 상인회와 건물주 등이 자구책 마련을 더 이상 미룰 때다.

이완종 사회·경제부.
이완종 사회·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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