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리뜨풍으로 창문 만들기 / 문선정

날개를 편 새의 모양으로 하늘을 오려내어
내 가슴에 창문 하나 만들고 싶다
세상에 그려진 무수한 이정표의 끌림에도
오직 내게로 날아든 새는,
구부정한 나의 허리를 일으켜 세워 주리라
창문 옆에 커튼처럼 흩날리는 키 작은 나무 한 그루 심으면
휘어지려는 가슴을 콕, 콕, 콕,
쪼아대도 성가시지 않는 새와
잎 그늘에 어리는 나무의 짙어지는 생과 구부정한 나의 생이
슬프거나 기쁘거나 한 울음을 터트리며 살아 갈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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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의 마술사 마그리트의 그림을 보고 쓴 시인 듯하다. 그는 "정신의 자유는 마술의 희망을 가능케 한다."고 말한다. 그의 상상력을 통과하면 모든 불가능은 가능해진다. 따라서 '오직 내게로 날아든 새는,/구부정한 나의 허리를 일으켜 세워'줄 것이다. 그의 마법은 돌을 하늘에 뜨게 만들며, 남자들이 하늘에서 비처럼 내려오기도 한다. 시인은 그런 마법의 세계를 염원한다. 그리하여 그 꿈은 날개를 달고 이루어질 것이다. "어떤 화가는 초상화가 모델을 닮게 하려 노력하지만, 우리는 모델이 초상화를 닮기를 바란다." 마그리트가 한 말이다. / 최호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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