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사립 미술관·박물관 연계 프로젝트
토·일 무료 버스투어 문화제조창 오후 1시 출발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22019 청주공예비엔날레 폐막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공·사립 미술관·박물관 연계 프로젝트인 'Art Bridge'가 진행중이지만 아직 못가본 시민들을 위해 소개한다. 청주에 위치한 7곳의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국립청주박물관, 청주시립미술관, 운보의 집, 우민아트센터, 스페이스 몸, 쉐마미술관에서 각각의 전시가 진행중이다. 주말이 아니더라도 찾아가서 볼 수 있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은 무료로 버스로 투어가 가능하다. 버스 투어는 문화제조창C에서 주말 오후 1시에 출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기존 1층 개방수장고를 확대 개방해 공예비엔날레와 발 맞춰 공예 소장품 약 400여 점을 공개하고 있다.

현재 조각 소장품 160여 점이 배치된 1층 수장고 안쪽으로 들어서면 지난 50여 년간 수집된 도자, 금속, 유리, 섬유 등 다양한 재료와 형태의 공예 소장품을 직접 볼 수 있다. 이번 공예 소장품 신규 공개를 통해 관람객들은 타 장르에 비해 전시를 통해 자주 접하기 어려운 공예 소장품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게 된다. 또한 각 시대별로 공예를 바라보는 시선을 마주하고, 전통적 공예와 현대적 공예 작품들 사이에서 공예의 흐름, 전통과 현대, 미래의 공예를 생각해볼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국립청주박물관

국립청주박물관에서는 기존에 진행중이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선사문화실'은 구석기인들의 흔적과 내륙지역의 신석기문화와 청동기문화 등 선사시대 문화의 흐름을, '고대문화실'은 금강과 남한강유역을 중심으로 독특한 문화를 꽃피운 마한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고려문화실'은 불교문화 공간과 생활문화 공간으로 나눠 구성돼 있다. 특히 청주 사뇌사와 흥덕사 등에서 출토된 다양한 금속공예품을 전시함으로써 고려시대 금속문화를 잘 이해할 수 있다. 생활문화 공간에서는 고려시대 무덤에서 출토된 문화재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아울러 고대부터 철을 생산하던 이 지역의 독특한 문화적 특성도 살펴볼 수 있다. '조선문화실'은 충청북도 사람들의 생활문화와 유교문화를 살펴볼 수 있도록 꾸몄다. 국립청주박물관 야외 풍광은 울긋 불긋 가을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어 사진촬영 장소로도 일품이다.

◆청주시립미술관

청주시립미술관 엘로디 부트리 작
청주시립미술관 엘로디 부트리 작

청주시립미술관에서는 프랑스 현대추상 '추상여운 Sillage'전을 전시중이다. 이번 전시는 삶의 긴 흔적을 은유하며 동시대 프랑스 작가 15명의 추상에 대한 자유로운 직관과 이미지에 주목하는 전시다. 베르나르 쥬베르(Bernard Joubert)의 색 테이프 설치작품과 장 마르크 토멘(Jean Marc Thommen)의 벽화작품, 엘로디 부트리(Elodie Boutry)의 공간 지향적인 입체 작품, 마엘 뤼브시에르(Maelle Labussiere), 아니폴 토렐(Annie Paule Thorel), 필립 콩빠뇽(Philippe Compagnon)의 색면 회화, 파스칼 쁘제(Pascal Pesez)의 강한 붓질로 제작한 추상작품도 이번 전시에서 감상할 수 있는 명작들이다. 이번에 초대되는 작가들 가운데오랫동안 프랑스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재불 작가인 이수경과 유혜숙 작가의 신작도 만날 수 있다. 전시장 입구부터 시작되는 추상미술은 관람객들을 자유로운 사유와 함께 화면에 던져진 색과 형태들을 살피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한국 작가이면서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이수경, 유혜숙 작가의 작품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운보의 집

운보 작 미인도
운보 작 미인도

운보미술관은 '보이는 소리' 드로잉전으로 운보가 남긴 작품 중에서 그동안 공개 되지 않은 드로잉과 필담을 중심으로 전시를 진행중이다.

전시 작품은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1960년대 여인(미인도)을 소재한 풍속 드로잉, 둘째 1972년 베트남 참전 종군 스케치, 셋째 1950년대부터 1960년대 신문연재 삽화 그리고 운보가 남긴 필담, 육필원고 등이다.

운보가 드로잉을 구체적으로 정의하는 말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삽화를 일컬어 '작가의 손과 발'이 되는 것이라 했다. 이것은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연필 또는 붓 한 자루와 화지만으로 가능한 드로잉은 작가에게 있어 세계를, 사람을, 사건과 만나고 대화하는 기본 행위를 뜻하는 것이다. 이 기본적 예술 행위를 하지 않고서는 작가로서 배겨날 수 없다는 말로 풀이되기도 한다.

◆우민아트센터

우민아트센터는 2019 주제기획 'MINUS HOURS' 전시를 진행중이다. 권용주, 로와정, 박지혜, 이의성, 최병석 총 5명의 작가가 참여해 효율성과 생산성의 극대화를 기대하는 강박적인 사회 분위기에 저항해 무력화된 기능, 비생산성의 입장들을 견지하는 태도로 '삶'의 차원에서 비롯된 노동의 의미를 재확인하는 전시다.

생산과 소외의 균형이 만들어내는 이 세계에 대한 거시적 관점(로와정)에서 시작해 목표에 비해 비약적으로 비대해진 시스템이 구축한 아이러니와 외부 효과의 문제로 나아가거나(최병석), 경영 효율성 차원에서 만들어진 불안정한 노동시장의 생태에 주목한다(권용주). 그리고 효율성 중심에서 벗어난 예술 노동과 그것의 생산성을 고찰하며(이의성), 산업 생산물로 대상화된 신체의 문제(박지혜) 등을 고민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계속해서 '앞'을 향해 가속화돼가는 흐름에 발맞추기보다는 그 '반대'로 걸음을 내딛기를 제안하고 있다.

◆스페이스몸

스페이스몸미술관은 '유랑'을 주제로 인간의 삶과 죽음을 여행과 같은 태도로 살펴보는 김지원, 김태헌 두 작가의 시선을 비교해 조명한다.

2인전이 아닌 두 개의 개인전으로 구성된 유랑은 스페이스몸미술관 특유의 소장품에서 비롯된 전시다. 김지원에게는 영여(상여와 같은 뜻)를, 김태헌에게는 오래된 앰뷸런스를 제공했다. 둘 다 운송의 목적을 지닌 사물이자 죽음과 관련돼 있다는 것은 알아차릴 수 있다.

김지원은 일상적인 사물부터 맨드라미, 비행과 같이 작가 개인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 대상들을 통해 내적 성찰과 회화의 본질을 탐구해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시간과 장소의 혼성을 시도하는 요여(腰輿)를 통해 삶과 죽음이라는 경계를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힘을 보여준다.

김태헌은 오브제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삶의 모습을 유쾌하게 관통하는 시각으로 예술적 유희를 표현해 왔다. 치료의 의미와 결핍된 시절의 부조화를 보여주는 80년대 앰뷸런스를 통해 정형성을 탈피한 전시를 선보이고 그가 여행했던 곳의 이미지를 김태헌 만의 역설적인 표현으로 탄생시켰다.

◆쉐마미술관

쉐마미술관 김언배 작 자유혼
쉐마미술관 김언배 작 자유혼

쉐마미술관은 '다시 바우하우스를 만나다'라는 캐치플레이를 걸고 참여한다. 공예비엔날레의 특성과도 잘 호흡할 수 있는 주제를 설정했다. 바우하우스 운동은 20세기 초 미술의 정신을 건축, 디자인, 생활미술까지 확산시키는 종합미술운동으로 청주공예비엔날레 정신과도 부합되는 명칭이라 할 수 있다. 올해는 바로 '바우하우스 운동'이 선언한지 10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에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바우하우스를 만나다' 전시 초대작가들은 한국현대미술의 대표적 상아탑이라 할 수 있는 홍익대학교에서 미술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화가, 조각가, 공예미술가, 디자이너들로서 우리시대 미술의 정점을 보여주는 한국조형예술학회 회원에서 선정된 작가들로 구성됐다. 마법같은 작품들이 관람객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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