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최고 인기를 누리던 씨름의 언론보도 내용.
1980년대 최고 인기를 누리던 씨름의 언론보도 내용.

'천하장사'라는 칭호를 사용하면서 최고의 흥행을 일으킨 시대는 아무래도 1983년부터 시작한 천하장사씨름대회다. 천하장사 씨름대회(天下壯士씨름大會)는 프로 씨름대회로 5공화국의 3S 정책 장려 정책의 일환으로 1983년 첫 대회가 열렸다. 2004년 마지막 대회까지 총 42회가 개최됐고, 한국씨름연맹에서 주최했으며, 이 모든 경기는 KBS에서 생중계 방송했다. 천하장사대회의 최고 씨름꾼은 단연 이만기다. 이만기는 제1회부터 1989년 제16회까지 10회의 천하장사를 거머쥔다. 이만기를 상대한 선수로는 이준희가 3회, 이봉걸 장사가 2회, 장지영 장사 1회를 천하장사 타이틀을 획득했다.

1989년부터는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 이만기를 잇는 천하장사로 강호동 장사가 5회 천하장사를, 그 뒤를 이어 백승일 선수 3회, 황대웅 선수가 2회, 김정필 선수가 2회, 그리고 김칠규, 임용제 선수가 각 1회의 천하장사를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이태현 3회, 김영현 3회, 김경수 2회, 신봉민 2회, 최홍만, 황규연 장사가 천하장사를 장식했다.

그 후 씨름은 침체기에 들어간다. 2004년까지 한국씨름연맹이 주최하던 천하장사대회가 사라지고, 전국 장사 씨름대회(全國壯士씨름大會)가 시작된다. 대한씨름협회 민속씨름위원회에서 주최하는 민속 씨름대회로 프로팀, 실업팀, 지자체팀이 참여한 민속씨름대회가 한국씨름연맹과 대한씨름협회의 불협화음으로 대회 운영이 어렵게 됐다가, 대한씨름협회 민속씨름위원회가 주관해 운영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속에서도 천하장사는 살아났다. 윤정수, 황규연, 이슬기, 정경진, 정창조, 장성복이라는 장사를 배출해 오고 있다.

마지막 남은 프로씨름단인 현대코끼리 씨름단도 해체됐다. 1986년 현대중공업이 창단한 현대씨름단은 2005년 모기업이 현대삼호중공업으로 바뀌었으며, 김칠규, 이태현, 황규연 등 천하장사들을 배출한 마지막 남은 프로씨름의 버팀목이었다. 그러나 조선산업이 위기를 맞으면서 팀 해체를 결정하면서 전남 영암군청이 인수해 민속씨름단으로 전환됐다.

허건식 체육학박사·WMC기획조정팀장
허건식 체육학박사·WMC기획조정팀장

프로씨름가 몰락하게 된 주요원인은 먼저 프로팀을 운영하는 기업의 어려움에 있다. 1990년대 IMF와 더불어 씨름단 운영의 운명이 흔들렸고, 2000년대 들어서서는 기술씨름에서 무게씨름이나 큰 키를 이용한 씨름으로 변화하면서 씨름의 흥미를 잃은 관중들이 외면하면서 무너졌다. 여기에 씨름 단체의 밥그릇싸움이 많은 이들로 해금 씨름을 외면하게 만들었다. 씨름의 환경이 어려울수록 씨름인들의 단결과 노력이 절실할 때에 내부의 갈등과 전략부재, 그리고 편가르기는 1980년대 화려한 씨름세계는 꿈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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