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장

매년 5월 '중소기업주간'이란 행사가 진행된다.
중소기업주간이란 중소기업인의 경영의욕을 고취하고,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우리경제에 자리를 잡도록 여론을 조성하고자 추진하는 것이다.  1989년부터 중소기업중앙회 주관으로 매년 5월 셋째 주에 개최된다. 정부와 중소기업을 도와주는 지원기관이 함께 같은 주(週)에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전국중소기업인 대회, 중소기업인 유공자 포상, 각종 심포지엄, 세미나, 강연회, 설명회, 중소기업인 체육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전국 각지에서 진행된다. 기업인이 상대적으로 국민들의 관심밖에 있던 사회분위기 속에서 중소기업들이 실제로 나라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알리는데 많은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나라에서는 '중소기업 기본법' 제26조에 명시하여 법적 근거까지 마련하는 세심한 배려를 했다.

지난 9월말 충북도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청년주간'이란 행사를 진행했다. 전국적으로 지방자치단체 주최로 비슷한 명칭의 축제가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진행하는 양상은 다양하다. 나름대로 지역의 여건을 감안한 기획으로 만들어진다.
올해 대구의 경우가 재미있다. 참고할 점이 많다.

'제로(0)대학 아무과 대잔치'. 2019대구청년주간의 선전구호(catchphrase)였다. 기획한 청년들의 재치가 번득인다. 운영방식도 참고할 만하다. 행사가 진행되는 주된 건물과 주변에 행사장을 마련하고, 행사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템프투어(stamp tour) 방식을 위트 있게 변형해서 적용했다. '핵인싸교수학과', '쿨하게 이별할과', '깡으로 여행가기 학과' 등 청년들이 관심갖는 주제의 강연을 준비하고 수강한 학생에게 졸업장 형식의 참가증을 발급해주었다. 청년참여 유도의 기발한 방법이 아닌가!

청년주간의 개최목적을 다시 생각해보자. 우리지역엔 청년들이 있고, 청년들이 활동하고 있고, 우리도 이 사회의 구성원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것을 일정 기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는 취지일 터이다. 청년들의 고민과 활동을 시민들에게 일깨우고, 지역의 청년정책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참여가 필수조건이다. 청년주간은 청년의 행사다. 그렇기에 필연적으로 청년들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 성공의 필수조건이다.

올해 충북의 청년주간도 청년들이 처음부터 기획에 참여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지난해보다 훨씬 더 많은 청년들이 참여했다고 한다. 이렇듯 청년들의 행사는 그들에게 맡겨야한다. 그래야 보다 기발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온다.

이번 충북청년주간행사를 보며 약간 아쉬운 것 하나는 포스터에 사용한 행사명칭이다. '청년주간'이란 용어는 청년들에게는 가슴에 와 닿는 용어가 아니다. 이왕이면 부제로 설정한 '희희낙락'을 크게 부각시켜 포스터에 디자인하고 축제를 알렸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청년주간이란 사업명보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구호가 청년행사에 더 걸맞고, 참여하는 사람에게 이해도 빠를 것이라 생각한다. 청년들이 '다 함께 즐기자'는 의미로 '희희낙락'이라고 구호를 만들어냈으니 이를 부각시켜 청년주간의 행사 명칭으로 사용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다.

서울시 청년주간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청년들의 활동과 고민을 풀어가고, 시민들에게 청년정책을 알리고 교류하고 공감을 이끌어내도록 '시선이 만나다(청년교류해)'라고 주제를 정하고 서울 곳곳에 위치한 청년지원기관들이 함께 참여해서 강의, 세미나, 토론회 등을 진행했다. 서울 전역에서 약속된 기간동안 해당 지역 청년지원기관의 주도로 진행되었다. 네트워크의 좋은 사례가 아닐까 한다.

우리 지역에도 청년활동 지원기관들이 있다. 충청북도의 충북청년희망센터, 청주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청년뜨락5959, 충북도 여성정책관실에서 만든 청춘잡담(Job談,) 중소벤처기업부 지원으로 민간에서 운영하는 메이커스페이스 '다락441' 등이 그들이다.
지금은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 각자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진정으로 청년지원기관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필요에 의해 청년이 찾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할 것이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 기관 서로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청년을 위한 사업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런 사업이 여기에 있다고 알리는 것, 즉 홍보도 중요하다. 홍보는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기 때문에 공동사업의 개발이 중요한 이유다.

서로 따로따로 생존하려는 모습이 아니라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 시너지를 일으켜야한다고 생각한다.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한다. 협력하기 쉬운 대표적인 것이 '청년주간' 같은 사업일 것이다.

앞서 중소기업주간은 중소기업 기본법에 근거를 만들어 두었다고 했다. 이왕이면 충북도의 청년주간도 '충청북도 청년 기본조례'에 근거를 만들어 두는게 어떨까 한다. 조례는 청년의 사회참여확대, 능력개발, 고용확대, 주거 생활안정, 권리보호 등의 조치에 대해 도지사의 의무사항을 규정해 놓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청년주간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 올해 두 번째 청년주간을 진행했고, 매년 개최할 행사라면 조례에 근거를 마련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내년 청년주간은 우리 지역 청년지원 기관들과 청년단체가 공동으로 기획해서 많은 청년과 시민들이 참여하는 진정한 청년축제로서 자리매김하길 희망한다.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 원장
연경환 충북기업진흥원 원장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