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위상 재확인 공예 정체성 확립·공간 활용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올해로 11번째를 맞아 2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 공예전시의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지만 앞으로 공예비엔날레에 대한 정체성 확립과 문화제조창C의 공간 활용 문제가 과제로 남았다.

이번 비엔날레는 문화제조창C 시대를 연 첫 행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세계 35개국 1천200여 명의 작가가 2천여 점의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였다. 이는 18개국 780여 명의 작가가 참여했던 2017년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4년 만에 부활한 국제공예공모전은 46개국 787명의 작가가 참여해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기존 대상 1인 수상자 체제가 아닌 다수 수상체제로 변경해 신진 작가 발굴이라는 공모전 취지에 부합했다는 평가로 공예비엔날레의 정통성과 권위를 회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공예비엔날레를 관람하러 온 총 관람객은 35만여 명. 이 중 외지관람객은 약 15만 명으로 2017년 대비 4.3%포인트 증가했으며, 외국인 관람객도 약 2만 1천여 명으로 전체 관람객의 6%를 차지했다. 이는 2017년 대비 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도슨트들의 활약은 관람객들에게 작품의 이해를 돕는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새롭게 탄생한 문화제조창C에서의 청주공예비엔날레는 명암이 갈렸다. 처음 방문한 관람객들은 쾌적하고 세련된 문화제조창C에서 만족을 느꼈지만 그동안 공예비엔날레를 찾았던 관람객들은 너무도 변해버린 공간에 대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청주공예비엔날레를 매번 관람했다던 한 관객은 "새 건물 같은 쾌적함은 좋지만 예전 담배공장의 모습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아 너무 안타깝다"며 "커피숍 같은 이런 느낌의 건물은 앞으로도 지을 수 있는 것인데 예전의 모습은 현재 담아낼 수 없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문화제조창C 1, 2층의 민자 공간이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상태로 3, 4층에서 비엔날레를 진행하다 보니 어디로 가야하는지 우왕좌왕 하는 관람객들의 모습과 정돈되지 않은 환경에서의 관람은 입장객들에게 불편은 초래했다.

문화제조창C 뿐만 아니라 청주 전역으로 전시 공간을 확장했지만 이 부분도 명암이 갈렸다. 공간 확장의 의도는 좋으나 본 전시와의 연계와 관람객 방문이 쉽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청주향교와 율량동 고가, 옛 청주역사전시관 등에서도 작품 전시가 이뤄졌지만 공예비엔날레와 결을 같이 하지 않아 이질감이 느껴졌고 메인 전시 관람 후 접근성이 좋지 않아 관람이 어려운 점이 아쉬웠다. 특히 메인 전시관 관람 후 동부창고로의 이동 안내 부족도 불만이었다.

한 관람객은 "처음 메인 전시장만 관람하고 지난 비엔날레보다 규모가 많이 축소됐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동부창고와 야외 전시장과 연계 안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국·공·사립 미술관·박물관과 연계한 미술관 프로젝트 '아트 브릿지'는 실패 사례로 지적된다.

문화도시 청주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했지만 기존 각각의 미술관 박물관에서 준비했던 전시를 보여주는 수준으로 청주공예비엔날레와 연계가 안된다는 불만이 많았다.

일각에서는 회화, 영상, 설치 등의 일부 작품이 공예특화 비엔날레와 어울리지 않아 설치 미술과 공예의 경계에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청주시와 조직위는 2019 청주공예비엔날레에 보내준 청주시민과 관람객의 호응에 감사를 전하며 비엔날레가 끝난 이후 문화제조창이 어떤 공간으로 활용될 것인지가 이제 남은 과제라고 밝혔다.

청주시와 조직위는 "비엔날레 이후 문화제조창을 시민을 위한 열린 전시공간이자 공예 창작과 교육, 소비, 유통, 서비스 모두가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며 "여기에 오는 2021년 들어설 한국전통공예촌까지 합세해 공예를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적합한 고부가가치 감성 산업의 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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