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안 심사 의회 영역 " vs "단체협약 유린·노조 탄압"

[중부매일 서병철 기자] 속보=공무원 장제비 지원 및 30년 이상 재직자 안식휴가일 문제를 놓고 전공노 제천시지부와 시의회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전공노 제천시지부와 시민사회·노동단체 등으로 구성된 '단체협약 유린, 공무원 노조 탄압 시의회 규탄 공동대책위원회'는 20일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시의회는 공무원 노조의 단체협약을 존중하라! 민주 의정을 실시하라!"며 규탄했다.

대책위는 "시의회는 단체협약 이행을 위한 조례를 수정 발의하면서 의원들 만의 비공개 회의 이외에 어떤 절차를 거쳤는지 묻고 싶다"며 의회의 견해가 단체협약과 상충된다면 그 이유와 근거를 제시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무원 노조의 단체협약 내용은 이미 상당수의 지자체가 시행하고 있으며, 오히려 형평성과 시민정서 운운하면서 월정수당을 도내 최고로 인상한 것이 내로남불이 아닌가"라고 몰아 부쳤다.

또한 "시의회는 자신들의 권위와 권한 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공무원을 포함한 모든 시민들의 복지와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기조를 가지고 의정활동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런다음 "만일 이를 거부한다면, 대책위는 공무원 노조의 입장을 지지하며 의원 월정수당 삭감 등 제천시의회 규탄 1만명 시민 서명운동에 함께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천시의회가 20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전공노의 주장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시의회 제공
제천시의회가 20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전공노의 주장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시의회 제공

제천시의회도 이날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위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의원들은 "장례식장 도우미 비용 등을 예산으로 지급하는 것은 시민들의 정서와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법정휴일 117일과 연가 21일을 포함하면 138일로, 특별휴가 등으로 20여일의 휴가도 보장 받을 수 있다"고 항변했다.

이들은 "노조는 의원 인격 모독과 함께 공무원으로서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을 하고 특정 동물에 비유해 의회를 조롱했다"며 "조례안과 예산 심사는 의회 영역인데, 단체협약에 대해 의회는 아무 말 말고 따르라고 겁박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공무원 노조는 일반 사기업 노조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라"며 "의정비도 연봉 기준으로 10년 만에 3천420만원에서 3천924만원으로 올랐는데, 이마저 외부 인사로 꾸려진 의정비심의위원회가 결정한 것"이라고 맞섰다.

제천시의회는 현수막을 떼면 대화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공노 측은 "집행부와의 협약사항을 부결해 놓고, 이제와서 현수막을 뗸 뒤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자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여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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