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북도내 전역에 오전동안 안개가 짙게 낀 14일 청주 하이닉스 신축공사 현장과 지웰시티 아파트가 안개에 가려 상층부만 흐릿하게 보이고 있다. 청주기상청은 오후동안 강한 바람과 함께 기온이 뚝 떨어져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상태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신동빈

미세먼지 예보가 겨울철 일상이 됐을 정도로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는 대기오염물질의 이웃 국가간 이동 정도가 확인됐다. 지리적으로 인접해 대기흐름이 연결되고 영향을 주는 한국과 중국, 일본의 초미세먼지 발생·유입량을 측정·조사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동안 대기오염 영향력을 인정하지 않았던 중국 등의 기여율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첫 연구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물론 각국이 내놓은 수치가 제각각인 만큼 추후 같은 기준에 의한 공동연구가 필요하고, 고농도 시기에 대한 분석이 더해져야 한다는 과제도 남겼다.

한·중·일 3국의 공동연구로 진행된 이번 분석 결과는 그동안 우리가 주장했던 수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3국 주요도시 측정치에 대한 기여율 분석(모델링)이 나라별로 이뤄지다보니 각자 자국에 유리한 분석결과를 내놓아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에 대한 중국의 기여도를 따져보면 연평균 중국측은 23%(서울)~30%(대전)를 주장한 반면 우리는 29%(부산)~39%(서울)로 10% 가량 차이가 난다. 3국의 집계 평균은 32%였는데 우리나라 자체 발생 비율이 51%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기여정도와 비슷하다 할 것이다.

이런 기여율만으로도 우리가 중국에 대기오염물질 저감을 요구할 근거가 된다. 이번 조사가 지난해 마무리됐음에도 중국측에서 최신 측정치 반영을 내세워 1년을 늦춘 것도 자국의 기여 정도를 스스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대기질이 최근들어 다소 나아진 것을 연구결과에 반영시켜 조금이라도 자신들의 책임 범위를 줄이고자 한 것이다. 그런 만큼 앞으로 한·중간 대기오염 관련 회의 등에서 이번 연구를 토대로 중국측의 역할과 부담을 물어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는 공식적으로 중국정부의 입장을 요구하고 개선책을 주문해야만 한다.

발생 요인이 확인됐으니 그에 따른 책임을 묻는 것은 당연한데도 이처럼 강조하는 것은 그동안 우리 정부가 보여줬던 대중외교의 저자세 때문이다. 사드 사태이후 사안이 있을 때마다 끌려가고, 제대로 된 목소리를 못내는 게 우리 외교의 현실이다. 따라서 해외 유입 미세먼지 대책 수립시 중국측에 저감방안 마련을 반드시 주문해야 한다. 중국 정부에서 참여한 조사결과인 만큼 미세먼지 감축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지적해야 한다. 눈치보기에 급급해 제 밥그릇도 못챙기는 일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 말만이 아닌 행동하는 자주(自主)가 필요하다.

초미세먼지를 비롯해 우리의 대기오염은 발등의 불이다. 특히 충청권, 그중에서도 청주지역은 하루가 급하다. 국내 요인은 충남 화력발전, 청주권 경유차 등에 대한 대책이 현재 진행중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지만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이제 해외 요인에 대한 대책이 이어져야 한다.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문제는 외교 차원인 만큼 중앙정부가 맡게 된다. 그렇다고 절박한 우리 입장에서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우리 정부를 향한 압박에 힘을 모아야 한다. 그것은 정부의 대중국 협상력을 높이는 일이기도 하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기 위해 우리가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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