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수양개 학술상 수상자 M. 사이딘 말레이시아  자연과학대학교 교수
제13회 수양개 학술상 수상자 M. 사이딘 말레이시아 자연과학대학교 교수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재)한국선사문화연구원(원장 우종윤)이 수양개 국제회의를 개최하며 선정하는 제13회 수양개 학술상에 말레이시아 자연과학대학교 M. 사이딘(56·글로벌 고고연구센터 소장) 교수를 선정했다.

한국선사문화연구원이 매년 진행하고 있는 수양개 학술회의는 구석기 시대에 대한 연구로 국제적 위상을 확립해가고 있다.

올해 열리는 제24회 수양개 국제 학술회의는 '주구점과 수양개'를 주제로 내달 1일부터 8일까지 중국 북경 중국 과학원 내 고척추동물여고인류연구소에서 개최된다. 제13회 수양개 학술상 시상식은 12월 4일 개최된다. 수양개 학술상을 받는 사이딘 교수은 부상으로 상금 US$3천달러를 받게 된다.

사이딘 교수는 183만년 전의 부키트 부누유적(세계문화유산)에서 출토된 주먹 도끼를 발견해 아프리카에서 인류가 기원했다던 정설을 뒤바꿔놓은 장본인이다. 사이딘 교수에게 소감과 함께 수양개 유적이 갖는 국제적 위치에 대해 들어본다. / 편집자

▶선사고고학 또는 구석기분야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처음 있는 제13회 수양개학술상을 수상하신 소감은?

사이딘 교수가 말레이시아 크다 술탄국왕에게 받은 말레이시아 최고 학술상 '다토'를 받고 가족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이딘 교수가 말레이시아 크다 술탄국왕에게 받은 말레이시아 최고 학술상 '다토'를 받고 가족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

-저에게는 충격이다. 사실 수양개 가족 중 나보다 더 우수한 고고학자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융조 교수께서 수양개국제회의 집행위원회에서 나를 수상자로 선출했다고 알려 와 기뻤다. 기쁜 마음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며, 품격 있고 명예로운 국제고고학상을 받게 돼 영광이다. 이융조 교수와 수양개국제회의 집행위원회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러한 탁월한 상은 말레이시아와 동남아시아의 구석기 시대의 과학적 조사를 수행하는데 내게 더 큰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나의 고고학의 미래를 여는데 실질적인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감사드린다.

▶수양개 국제회의와는 어떤 인연을 갖고 있는지, 본인이 발표했던 주요 내용들은 어떤 것인가?

23회 수양개 국제회의에서 개회사를 하는 사이딘교수 (2018. 7. 2)
23회 수양개 국제회의에서 개회사를 하는 사이딘교수 (2018. 7. 2)

-저는 2005년 이래로 한국, 중국, 폴란드, 일본 등에서 개최된 국제 수양개 학술회의에서 발표해 왔다. 일반적으로 내 발표의 주요 관점은 말레이이아와 동남아시아의 자료를 기초로 이뤄졌다. 그리고 작년에는 제가 말레이시아 페낭(Penang)에서 제23회 국제 수양개 국제회의를 개최했었다. 이 대회는 동남아시아에서 처음 개최된 것으로 의미가 컸다.

▶수양개유적은 아시아와 세계 구석기연구에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183만년 전의 부키트 부누유적(세계문화유산)에서 출토된 주먹도끼
183만년 전의 부키트 부누유적(세계문화유산)에서 출토된 주먹도끼

-수양개 유적은 1980년 처음 발견됐다. 계속된 발굴을 통해서 수양개 유적은 매우 중요한 구석기 유적이 됐다. 2006년에는 사적 398호로 지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제 층위에서 발굴이 이뤄진 구석기 유적으로서 특히 구석기시대 석기를 생산하는 석기제작소로서의 기능을 보여주는 이 유적은 실질적으로 세계 다른 구석기시대 석기제작소들과 비교할 만큼 중요하다. 그래서 이 유적을 통해 세계의 여러 다른 환경 속에서 구석기시대의 적응과 기술에 관한 보다 총체적인 그림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1996년에는 한국에서 첫 번째 국제 수양개 국제회의가 소개됐고 그 후 매년 개최됐다. 나는 이 학회가 세계고고학계에서의 특별한 심포지엄이라는것을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수양개와 그 이웃들'이라는 문구에서 찾을 수 있다. 이 문구는 동아시아 뿐 아니라 미국, 이스라엘, 폴란드 등과 같이 여러 나라에서 이 심포지엄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그러므로 매년 뛰어난 세계 선사고고학자들이 함께 만나서 새로운 발견에 대한 좋은 학술토론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또한 모든 참가자들은 초청국가의 선사유적들을 방문할 수 있게 됐다. 저는 단양, 청주, 저우커우디엔, 니허완을 비롯한 수 많은 유적과 같이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유적들과 지역을 방문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수양개 가족'이라는 문구다. 가족이 함께 모인다는 개념과 함께 이 수양개 심포지엄에는 충만한 사랑이 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수양개학술상'이다. 이 상은 고고학자들이 그간 수행해온 헌신적인 학문적 노력에 대해 알게 해준다. 그러므로 나에게 수양개유적과 수양개 국제회의는 매우 중요하고 또한 친근하고,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의 학술모임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여러 중요한 구석기 유적을 찾았고 또 이 유적들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만드는데 큰 업적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183만년 전 부킷 부노유적 방문한 23회 수양개 국제회의 참가자들 (2018. 7. 4)
183만년 전 부킷 부노유적 방문한 23회 수양개 국제회의 참가자들 (2018. 7. 4)

-우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고고학은 연구 결과물에 관한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이미 대중의 세금을 받아 수많은 연구비를 사용하고 있다. 물론 우리는 일반적으로 높은 학술논문을 출판해 왔습니다만 이 모든 것이 대중과 나라에 높은 영향력을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높은 단계의 보존과 관리 전략 이외에 고고-관광 개념을 제안했다. 따라서 정부에 모든 중요한 고고학 계곡에 박물관과 전시관을 건립할 것을 제안했다. 지금 우리는 (i) Sabah의 Semporna에서의 Bukit Tengkora 전시관에서 신석기시대 유물을 전시 (ii) Sabah의 Kinabatangan에 Bukit Tengkorak 전시관에서 통나무관 문화의 발견물들 전시 (iii) Perak의 Lenggong에 Lenggong계곡 전시관에서 모든 선사문화 발견물들 전시 (iv) 페낭의 USM 고고학 전시관에 우리 고고학 조사로부터 얻는 모든 최근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이 모든 전시관에서는 지역의 새로운 비즈니스 뿐 아니라 새로운 직업과 재정적 발전의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새로운 고고-관광 자원으로 부터의 가장 중요한 공헌은 말레이시아인들의 정체성을 고취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미래로 나아가는 말레이시아가 새롭게 발견된 자료들을 새로이 무언가를 학습할 수 있는 경험으로 삼아야하고 이를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활용될 것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제 층위에서 발견된 중요한 모든 선사시대의 유적들은 '말레이시아 유산법 2005' 에 의해 국가유산유적으로 등록하고 지정되고 있다. 1987년부터 렝공 계곡에서의 연구 결과 183만년전부터 시작해 신석기시대, 철기시대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인류가 거주했다는 증거를 확인했다.

바로 183만년 전의 부키트 부누유적에서 출토된 주먹도끼로 '아웃 오브 아프리카' 이론이 폐기될 위치에 있게 되고 이는 또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주먹도끼로 판명돼 세계 구석기 학자들의 큰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중요한 자료들과 제 층위에서 확인된 자료를 근거로 2012년 유네스코에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했고 같은 해 이 계곡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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