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장터·대장간… 시간 거스른 예스러움과 만나다

[중부매일 한기현 기자] 증평군의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증평민속체험박물관은 중부권 최고 휴양지인 증평읍 율리 좌구산휴양랜드 길목에 자리하고 있다.

증평군은 지정학적으로 한반도 중심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유물과 유적이 많은 고장이다.

삼국시대에는 고구려, 백제, 신라의 주요 교통로 역할을 수행했고 고려시대에는 충북도 유형문화재인 남하리 미륵석불이 건립되는 등 충청권의 불교문화가 찬란하게 꽃을 피웠다.

증평민속체험박물관은 지난 2010년 증평의 중요 유적과 유물 정보를 군민과 관람객에게 보여주고 소중한 문화 유산의 보존 및 전승을 위해 건립됐다.

박물관은 증평의 역사와 유물이 전시된 향토자료관과 선조의 멋과 흥을 느낄 수 있는 두레관, 농기구나 기타 각종 연장을 만드는 대장간으로 구성됐다.

향토자료관은 증평의 역사, 문화와 관련된 유물과 민속품을 전시하고 있다.

국가지정문화재인 추성산성과 남하리사지 출토 유물을 비롯해 증평출장소 시절까지 지역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또 사계절 농경 문화를 보여주는 디오라마와 옛날 장터 모습을 재현한 모형이 전시돼 있다.

두레관은 지역의 전통 농요인 두레농요에 사용되는 전통악기를 전시하고 '장뜰두레농요보존회'가 두레농요를 시연한다.

장뜰두레농요는 도안뜰과 질벌뜰이 위치한 증평리·사곡리·용강리·송산리·미암리·남하리 마을에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농요다.

증평문화원이 지난 2002년 발굴했으며, 다수의 민속예술축제에서 입상했다.

증평군은 지난 2004년부터 매년 6월 박물관 일원에서 장뜰두레농요를 테마로 한 '증평들노래축제'를 열고 있다.

대장간에서는 담금질로 쇠의 강도나 성질을 조절하는 대장장이의 작업 모습을 볼 수 있다.

손풍구 등 쇠를 다루는 도구가 전시돼 있고 알루미늄, 철 등 다양한 금속 정보를 배울 수 있다.

증평민속체험박물관은 상설전시회와 함께 한국의 전통 문화를 주제로 다양한 기획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2019년 문화유산 활용사업의 하나로 '박물관 가마에서 피어난 백제의 꽃', '손 끝에서 살아난 우리 짚풀', '쓱싹쓱싹 나만의 전통붓 만들기', '나만의 복 주머니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박물관 가마에서 피어난 백제의 꽃' 프로그램에서는 증평 추성산성(사적 제527호)과 관련한 백제와당 모형 컵 받침대와 소원성취 도자기 인형 등 다양한 형태의 도자기 제작을 시연했다.

올해 정식 체험 프로그램으로 선보인 '손끝에서 살아난 우리 짚풀'은 옛 정취가 묻어나는 짚풀 계란 꾸러미 만들기와 증평군 향토유적 12호인 장뜰두레놀이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최근에는 지난 10월 15일부터 12월 15일까지 '2019년 규방공예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우리 자수 이야기 조각보전'을 주제로 규방공예 특유의 일상과 예술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조각보는 남은 자투리 천 조각으로 만든 보자기로 선조의 알뜰한 살림살이 정신을 보여준다.

이번 조각보전에는 규방공예전문가인 이은실 작가의 작품 18점이 전시 중이다.이은실 작가는 주요 공예대전에서 다수 입상하고 국내 및 해외에서 50여 회 전시회를 여는 등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은실 작가와 함께 나만의 복주머니를 함께 만드는 프로그램에서 수강생들은 선조의 소박한 삶의 지혜와 손끝 예술의 희로애락을 직접 느껴볼 수 있었다.

지난 해 첫 선을 보인 충북도 무형문화재 필장(29호) 기능 보유자 유필무 장인과 함께 하는 기획 전시는 '혼을 담은 붓-필장 유필무의 붓 이야기'를 주제로 오는 12월까지 1년간 연장 운영중이다.

민속체험박물관은 해마다 겨울 방학에는 동짓날 행사 등 다양한 겨울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난해 동짓날에는 동지 고사를 시작으로 동지의 의미를 직접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팥죽나누기, 나무에 버선모양의 소원종이를 다는 동지헌말, 귀신을 쫓는 부적만들기, 연하장 만들기 등이 열렸다.

올해도 박물관 체험 학습장에서는 썰매타기, 연날리기, 윷놀이, 도자기 체험, 짚풀공예, 홀태 및 멧돌체험 등 가족과 함께 하는 겨울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증평민속체험박물관은 10월말 현재 4만7천여 명이 다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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