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송문용 천안주재

"천안시의 사업은 특정인이 결정했다고 보기 보다는 행정시스템이 결정했다고 본다."

시장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구만섭 천안부시장이 구본영 전 시장 추진 사업의 지속여부를 묻는 질문에 답한 내용이다.

그러나 이 대답에 공감이 안 된다.

민민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일봉산 민간공원 특례사업을 보라. 구본영 전 시장은 뭐가 그리 급했는지 자신의 대법원 판결(11월 14일)을 앞둔 지난 8일 일봉공원 주식회사를 불러 민간공원 특례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왜 시민과 소통하는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고 자신의 운명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협약이라는 쐐기를 박은 것인지 납득이 안 된다.

천안야구장은 또 어떤가?

천안시시설관리공단은 지난 24일 천안생활체육야구장 시설 개선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2013년 개장한 천안야구장은 배수도 안 되는 진흙탕 구장이라는 오명으로 얼룩진 곳이다. 이 사업의 시작은 성무용 전 천안시장으로 그는 퇴임에 앞서 부랴부랴 야구장을 개장했다. 배수도 안 되는 맨땅 구장으로 말이다. 시설 보강은 차기 시장 몫으로 남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천안시는 시설 보강에 속도를 내지 않았다.

그 사이 천안야구장을 둘러싼 각종의 의혹이 발생했고 성 전 시장은 법정에 설 수밖에 없었다. 결국 모든 의혹은 근거 없음으로 밝혀졌지만 천안야구장은 오명 속에 6년의 세월을 보냈다.

정치적 의도를 빼고 시민을 위한 시스템이 가동됐다면 인조잔디를 까는데 6년이 걸릴 이유가 없다.

천안시민의 종도 그렇다. 2017년 1월 동남구청 부지 복합개발사업이 착공에 들어가면서 천안시민의 종이 사라졌다. 충북 진천의 종 제작업체가 이를 임시 보관하고 있는 실정이다. 옮길 장소를 찾지 못해 가지고 오지 못한다는 게 천안시의 설명이지만 적정 장소를 검토하는 시스템을 가동한 적은 없다.

부디 시민을 위한 행정시스템이 정착되기를 바란다.

송문용 충남 천안주재
송문용 충남 천안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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