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문에 vs 덕분에
때문에 vs 덕분에
  • 중부매일
  • 승인 2019.12.0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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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세상] 장영주 국학원 상임고문·화가

어느덧 2019년의 끝 달인 12월로 본격적인 겨울로 진입한다. 이제 지난 동안 '때문에' 와 '덕분에' 라는 말 중에서 어느 말을 자주 사용했는지를 스스로 살펴보자. 그리고 남은 한 달 동안 반성과 성찰의 기회로 삼아 수정을 한다면 내년의 따뜻한 궤적이 그려질 것이다. 우리는 대개 부정적인 표현으로는 '때문에' 를 긍정적일 때는 '덕분에'를 사용한다. 개인도 그렇지만 집단과 집단, 국가와 국가 간에도 '때문에'는 갈등을, '덕분에'는 화합을 상징한다. 예컨대 "순전히 ㅇㅇㅇ 때문에 일이 잘못 되었다."와 "순전히 ㅇㅇㅇ 덕분에 일이 잘 되었다."라는 말을 전혀 다른 말이 된다. '때문에'는 원망과 책임전가를 뜻하고 '덕분에'는 반성과 화합을 상징한다.

'ㅇㅇㅇ 때문에'란 원망이 쌓이고 쌓이면 개인과 집단 국가의 불행이 초래 된다. 우리 역사상 가장 혹독한 겨울은 서기 1636년 12월이다. 병자호란으로 조선 518년 역사상 초유로 왕이 항복을 하였기 때문이다. 이 또한 남을 원망하는 'ㅇㅇㅇ 때문에'가 쌓이고 쌓인 결과이다.

1627년, 청 태종은 온갖 트집 끝에 정묘호란을 일으켜 형제국으로서 조약을 맺고 '형이 되어 너그럽게' 물러갔다. 1636년, 북경 근처까지 진격한 청나라는 명나라와 '사활을 건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있었다. 청 태종은 명나라와 '건곤일척'을 벌이는 사이에 등 뒤에서 닥칠 조선의 공격이 두려웠다. 청 태종은 사신을 보내 '형제지맹'을 '군신지의'로 고치려고 트집을 만들었다. 세폐도 늘려 금 100냥, 은 1천냥, 각종 직물 1만 2천필, 말 3천필 등과 정병 3만 명까지 요구했다.

조선은 들어 줄 수가 없었고 결국 병자호란을 당한다. 유난히 추웠던 병자년 12월 초, 고립무원의 남한산성은 척화파와 주화파의 목숨을 건 '너 때문에' 갈등이 지리하게 이어진다. 그 사이, 성안의 군사와 백성들은 얼어 죽고 굶어 죽어 시구문으로 무수히 버려진다. 성 밖의 백성들은 청군의 사냥감이 되어가고 있었다. 마침내 인조는 1월 30일 청 태종에게 항복의 '삼전도 의식'을 행한다.

병자호란은 전광석화 같이 끝을 맺지만 몽골군에 잡혀간 포로는 차치하고도 청나라의 포로로 '60만 명'의 조선백성이 노예로 끌려간다. 한분 한분이 우리의 조상이 아닌 분이 없다. 청 태종은 여진족으로 직계조상인 여진족 추장 '퉁밍거티무르(童猛哥帖木兒)'는 1395년과 1404년, 두 번에 걸쳐 태조 이성계와 태종에게 조공을 바치러 한양을 다녀간다. 조선은 후일의 청나라를 '아들'에서 '신하'로 밑에 두다가 오히려 '형님'으로 모시다가, 돌연 생사여탈권을 빼앗기고 '신하'가 된다. 불과 214년 만의 일이다.

우리 역사의 참극인 임진왜란, 병자호란, 6·25동란은 왜 일어났을까? 바로 '덕분에'보다 '때문에'가 만연하여 집적된 것이 그 발화점이다.

우리말과 한글은 깨달음의 말과 글이다. '나'와 '남'은 모든 존재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높은 깨달음에서 나온 말이다. '나'를 다른 공간(ㅁ)에 가두면 '나+ㅁ'이니 곧 '남'이다. 반대로 '남'이라는 틀을 깨면 바로 '나'이다.

지금은 '너 때문에'가 아닌 '나 때문에', '내 덕분에'가 아닌 '너의 덕분에'가 꼭 필요한 때이다. '춘풍추상(春風秋霜)'이 나에게는 춘풍이요 남에게는 추상일 때는 어느 사회든 어김없이 망해 가는 중이다. 나에게는 추상이요 남에게는 춘풍일 때는 도덕적으로 건강한 사회가 되어 힘차게 발전해 갈 것이다.

이 모든 것을 한마디로 줄이자면 '감사함'이다. 감사함이 가득한 사회는 태양처럼 밝고 희망찬 미래가 보장 되어 있다. "지금 여기, 나의 행복은 바로 그대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장영주 화가
장영주 국학원 상임고문·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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