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요즘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이 어떠할까. 참으로 답답하고 안타깝다. 아마도 기대할 게 없다는 듯이 외면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원망하며 돌을 던지고 싶은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직업별 신뢰도 조사에서 정치인은 언제나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이란 어떤 사람들인가. 보통 권력을 가진 이들로 선거를 통해 자리를 얻거나 국회의 동의 절차를 거치는 공무원 정도를 보통 정치인이라고 부른다. 어쨌든 정치인 하면 대통령과 국회의원 그리고 장관이 떠오른다. 특히 국회의원이 생각난다. 그런데 회의적이다. 늘 실망스러웠다. 지금의 국회의원이 존경을 받는가. 손가락질을 당하거나 비웃음을 사지 않는다면 그나마 유권자가 존중하고 지켜줘야 할 인재이리라. 이런 이들은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오히려 자세를 낮추지만, 오물에 빠졌었는지 악취를 풍기는 이들이 설치는 소리가 소음이 되어 들린다. 자신에게서 나는 악취를 맡지 못하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주변을 더럽히는 철면피의 모습으로 설쳐대고 해를 끼친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는 2016년 4월 13일에 치러졌다. 국회는 '국민대표자회의'의 줄임말이다. 국민을 대표하는 30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했다. 그들은 저마다 당선 소감으로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해 의정활동을 하겠다는 힘찬 포부를 밝혔었다. 그런데 작금의 국회를 바라보노라면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당리당략과 이기심으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모습만 보게 된다.

우리 유권자는 크게 실망하고 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자. 그들 국회의원은 누구인가. 우리가 직접 투표로 선택한 이들이 아닌가. 놀랄 일이다. 땅을 칠 노릇이다. 나의 선택에 어떤 문제가 있단 말인가. 우리는 후보자들 중에서 선택한다. 유능한 청년을 선택하고 싶었지만 후보자로 없었다. 젊은 후보자를 공천하는 것을 주요 정당은 꺼린다. 당선 확률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얼굴이 잘 알려진 연예인을 내세우고자 할까. 젊은 후보자는 자신의 능력과 포부를 유권자에게 전하기가 매우 어려운 여건이다. 선거 기간도 계속 줄여왔다. 60년대에는 한 달 이상이던 선거일이 80년대엔 20여일로, 2000년대 초엔 보름 정도로 줄더니 제20대에서는 13일이었다. 얼굴이 알려져 있지 않은 젊은 후보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제20대의 초선 비율은 44%였다. 통계청이 추산하는 2020년에 국민평균연령이 42.7세인데 20대 국회의원 당선 시점의 평균연령이 55.5세였다. 추세대로 라면 21대 국회의 평균연령은 59.5세에 달한다는 통계청 추산이다. 프랑스 의회의 평균연령은 48.7세, 독일은 49.4세이고 영국도 50.5세로 한국보다 훨씬 낮다. 프랑스의 한국계 디지털경제부 장관인 세드리크 오(37세)에 따르면 프랑스 여당 의원 중 13명을 제외하면 모두 초선의원이라고 한다. 프랑스 정치에 활기가 넘치는 이유다.

젊다고 일을 잘 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미래를 바라보는 입법으로 사회를 이끌어야 하는데 고령화 된 국회로는 급속하게 변화하는 속도에 부응하지 못하고 뒷북만 치게 된다. 우리 국회가 4차산업혁명의 새로운 이슈로 여야가 격론을 벌인다는 소릴 들었는가. 되레 데이터 3법의 운명에 먹구름이 드리웠다는 뉴스가 들린다. 중국이 오히려 4차산업혁명의 추진에 우리보다 급진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미 중국에 여러 분야가 추월당하고 있지 않은가.

내년 4월 15일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젊은 인재를 국회로 보내자. 대한민국의 미래는 젊은이들의 어깨에 달려 있지 않은가. 그들의 생각을 이끌어 내어 살려 보자. 대한민국을 풍요롭고 자유로운 나라로 발전시켜 갈 것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류연국 한국교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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