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장창훈 괴산소방서장

'등대 불빛'은 섬·곶·항구·해안선 등의 위치를 알려줄 뿐만 아니라 위험한 장소 등을 피하여 안전한 항로로 운항할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 깜깜한 밤에 바라보는 등대 불빛은 사람들 마음속에 희망의 불빛과도 같은 감정일 것이다.

119는 시민들이 아프고 다치고 고립되었을 때 도움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등대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관광지나 도로·도심 속에서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는 경우, 산행 중 조난을 당해 핸드폰이 불통인 경우에는 119의 도움 손길이 절실히 필요해도 신고하기가 난처하고 당황스럽다. 만약 이런 상황에 부딪친다면 '119에 어떤 방법으로 신고하지'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간혹 있을 것이다.

신고 시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는 경우는 주변 건물에 설치된 간판에 적힌 상호 전화번호 또는 한국전력공사에서 설치 한 전신주 번호를 알려주면 접수가 가능하다.

간판 상호에 표기된 전화번호 조회시 건물 주소가 자동으로 상황실 접수자 모니터에 나타나 신고자의 위치를 즉시 인지할 수 있다.

한전 전신주는 상가 및 번화가가 있는 도심지의 경우는 30m, 도시지역은 40m의 설치간격을 두고 있고, 농촌지역은 50m, 외곽지역은 70m의 간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쉽게 눈에 띄게 된다.

전신주 번호표 상단에 '위험' 글자 밑에 2줄, 칸 속에 표기된 아라비아숫자와 영문자로 된 8자를 알려주면 상황실에서 정확한 전신주 위치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대원들의 도착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핸드폰이 불통지역이나 음성통화가 곤란한 상황에서는 현장 내용을 문자 입력 또는 사진이나 동영상을 첨부하여 신고해도 된다.

뿐만 아니라 119 신고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문화가정 및 외국인 경우 한국어가 능통하지 않은 입장에선 신고가 곤란할 수 있다. 이에 119에서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불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러시아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아랍어, 폴란드어, 터키어, 스웨덴어, 태국어, 베트남어, 말레이시아어, 인도네시아어, 몽골어 등 17개 다국어 언어에 대한 BBB(Before Babel Brigade) 자원봉사 통역서비스를 운영해 3자(신고 외국인, 상황실 접수자, 통역자원봉사자)간 자동통화 방식으로 신고 접수가 가능하다. 청각장애인은 수화 또는 사고 현장 상황을 종이에 적어 119에 영상통화로 신고하면 상황실 모니터에 설치된 웹캠으로 화면을 보면서 접수가 가능한 상태이다.

스마트폰에 PLAY STORE 접속 후 119 신고 검색, 앱을 설치하면 폰 화면에 화재신고, 구조·구급신고 2종류가 화면에 표시되므로 필요한 것을 선택, 터치만으로 신고가 가능하다.

정확한 재난·사고 위치 파악은 현장으로 가는 소방관들에게 출동경로와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인력·장비 등 소방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고 출동으로 인한 공백을 축소시키는 효과가 발생한다.

119는 도심 번화가, 여행지, 도로상 또는 산행 중 조난을 당해 모르는 장소, 공간에서 아프고 다치고 고립된 경우 등 다양하고 급변하는 위험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둠으로부터 안전한 장소·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희망의 불빛을 비추어주는 등대라는 생각을 갖고 현장으로 달려간다.

장창훈 괴산소방서장
장창훈 괴산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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