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김강중 기자] 박용갑 대전 중구청장이 내년 총선 출마를 둘러싸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6일까지인 구의회 보고 시점을 4일밖에 남겨놓지 않은 상황이어서 거취표명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선 박 청장의 이같은 태도가 내년총선 지역구 당내 경쟁자로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황운하 대전경찰청의 거취와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2일 박용갑 중구청장은 223회 중구의회 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 입장하기 앞서 "아직 조금 더 생각하고 있고,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는 박 청장은 출마를 하기 위한 시간까지 4일이다.

현직 단체장은 총선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120일 전인 17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또 사퇴 10일 전인 7일 전까지 중구의회 의장에게 사임통지서를 제출해야 한다. 7일은 토요일로, 6일까지 사임통지서를 내야 한다. 사임통지서를 건네받는 입장인 서명석 중구의회 의장도 박 청장이 이르면 3일 제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구청과 지역 정가 안팎에선 2일 열리는 간부회의 때 일종의 '시그널'을 줄 것으로 내다봤지만, 출마와 관련된 이야기는 일체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박 청장이 출마를 막판까지 고심하는 데는 '경쟁자' 황 청장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검찰 수사를 받으며 경찰청으로부터 명예퇴직까지 불허된 황 청장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를 지켜본 뒤 판단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황 청장은 본인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확고한 총선출마 의지를 이어가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검찰 수사 향방에 따라 황 청장의 출마가 제동 걸릴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박 청장이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수 있는 6일까지 최대한 시간을 벌면서 상황을 관망하겠다는 뜻에 따라 출마의사 피력이 다소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황 청장이 아직 민주당 입당을 하진 않았지만, 본인 의지대로 민주당에서 중구 출마가 공식화됐을 경우 박 청장이 무소속으로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구청장을 내리 3선 지낸 박 청장의 이른바 '이름값'이 지역민에게 먹혀들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집권여당인 민주당이나 제1야당인 한국당의 지지 없이 당선되는 경우는 흔치 않은 케이스로 여러 가지 변수를 고심할 수밖에 없다고 정치권은 내다본다.

정치권은 6일 중구의회 제223회 4차 본회의 일정에 참석해야 하는 박 청장의 일정상 이 때를 전후로 출마 여부를 피력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 청장의 총선 출마는 여러 변수 고민하며 생각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3선 구청장이라는 타이틀로 총선엔 무소속이든 민주당이든 출마엔 무게가 쏠린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