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궤양 월동·감염경로 증가… 연말까지 비상체계 유지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제천 백운면의 한 과수원에서 뿌리째 캐낸 과수나무들을 땅에 매몰하는 방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충북도 제공<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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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올해 충북을 강타하며 역대 최악의 피해를 입힌 과수화상병의 종식 선언이 늦어지고 있다.

올해 충북 마지막 발생이 지난 8월 16일로 지난해 충북 마지막 발생시점인 10월 11일에 비해 두달 가량 앞서지만 종식선언을 하지 못하고 있다. 피해규모가 도내 145농가 96ha로 지난해(74농가 51.1㏊)에 비해 2배 불어나면서 긴장감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도내 손실보상금만 최소 270억원에 육박한다.

과수화상병이란 사과, 배 등의 잎, 가지, 줄기가 화상을 입은 것처럼 말라 죽는 병으로, 금지급 검역병해충이다

더욱이 겨울철 전정을 앞두고 감염 경로가 늘어나는데다가 화상병 병원균이 겨울철 궤양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져있어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궤양은 나무의 죽은 조직으로 가지가 부풀어오르거나 갈라지는 증상을 보인다.

충북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올해 특히 충북에서 과수화상병이 많이 발생해 늦게라도 또 발생할 수 있어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며 "연말까지 비상체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북농기원은 당초 11월까지를 '과수화상병 특별관리기간'으로 정했으나 한달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휴일없이 상황실을 운영하면서 도내 시·군 발생현황 체크 등 비상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또 11월 한달간 올해 발생지역인 충주·제천·음성지역 527농가 535.8㏊에 대해 4차 예찰활동을 벌였다.

충북농기원은 내년 과수화상병 발생 예방을 위해 도내 모든 사과·배농가에 무료로 사전방제약제를 배포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발생 시·군에만 3회 약제를 지원하고 미발생지역에는 1회만 지원했으나 내년부터는 모든 지역에 3회 약제를 지원한다. 올해 청주시와 괴산군이 특별관리지역으로 추가 지정돼 내년부터 처음으로 국비를 지원받게 됐고 도비사업도 충북에서 처음으로, 유일하게 시행된다. 이에 따라 도내 11개 모든 시·군 3회 약제 방제비로 국비 15억5천200만원에다 도비, 시·군비 등 총 20억원이 투입된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이용환 연구관은 "사과는 배에 비해 궤양증상을 구별하기가 더 어렵다"며 "궤양을 잘 보고 빨리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궤양만 도려내지 말고 30~40 넓게 가지를 잘라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관은 "겨울철 전정을 할 때에도 전정가위나 작업복을 소독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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