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뜨락] 음수현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우리는 시선을 끄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항상 모바일 기기를 손에 쥐고 있다. 그런 반면 다양한 사회변화와 급속한 미디어의 발전 속에서 해마다 독서 인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출판업계는 장기불황이 이어졌고, 전국적으로 독립서점 붐을 탔던 현상도 언제까지 이어질수 있을까 조마조마하다.

현 상황에서 개인의 독서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혼자 읽는 독서의 매력은 책에 대한 몰입이 아닐까 생각한다. 마음에 와 닿는 문구에 꽂힐 수도 있고, 쏙 빠져들게 하는 이야기의 흐름 일 수도 있다. 아니면 재미난 장면묘사가 두고두고 생각나 나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독서로의 몰입은 곧 즐거움이다.

그런데 혼자 책을 읽으면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식의 틀 안에서 생각을 하게 된다. 책 읽기의 중도 포기도 많고, 관심을 갖는 주제의 책만 읽게 된다. 또 책에서 이해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책을 매개로 이야기하고 싶어진다. 이러한 다양한 개인적 독서의 한계 때문일까? 근래 들어 사회적 독서라는 키워드를 자주 접하게 된다.

사회적 독서는 기존에 개인적 독서에서 더 나아가 함께 읽고 쓰고 토론하는 공유 개념의 문화를 말한다. 같이 모여서 낭독을 할 수도 있고, 읽은 내용을 주제로 토론을 할 수도 있다. 더 적극적으로 작가를 초청해 만남을 이어가기도 한다.

우리는 흔히 이러한 모임을 독서동아리, 독서회, 독서클럽 등으로 부른다. 모임은 각자의 개성으로 무장하고, 다양한 책과 규모, 연령층으로 구성된다.

출판평론가인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같이 읽고 함께 살다'라는 책을 발간하면서 전국적으로 3년 이상 운영된 독서모임을 직접 찾아가 인터뷰를 한다. 24개 독서모임이 어떻게 시작됐고, 같이 책을 읽는 이유를 찾고, 어떻게 모임이 진행되는지 그 방법을 다루고 있다. 그리고 독서모임을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과 각 독서모임별 추천도서도 실었다.

독서모임이 궁금한 입문자나 독서모임을 잘 운영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이 가득하다. 청주시민들이 운영하는 독서모임인 '강강술래'와 '북클럽 체홉'의 사례도 있어 지역에서도 가까이에서 일상적으로 만날 수 있는 문화라는 것을 느꼈다. 책을 통한 모임에서 이뤄진 독서공동체란 문화적 만남은 사회적 관심과 소통으로 이어진다.

"문화에 대한 고민 없이 지역은 성숙하지 못한다. 공동체는 책을 넘어서 문화의 넓이와 깊이를 지역사회에 제공하는 중요한 지지로 성숙할 수 있다." 책 속의 내용이다. 함께 읽기를 통해 책을 접하면서 내 주변에 대한 관심을 넓혀가고 내 삶과 우리의 삶. 지역의 문화를 풍요롭게 하는 사회적 독서가 이 추운겨울에도 무르익었으면 한다.

음수현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음수현 청주시립도서관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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