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중앙집권화의 구도하에 지역간 불균형, 특히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불균형이 너무도 심각한 나머지 정권변동 때마다 대두되는 국정의 단골메뉴가 분권화와 균형발전이다. 참여정부도 다름이 아니어서 역대 어느 정부보다 분권화와 균형발전을 강도 높게 시도하고 있고 그에 따른 저항으로 지역간 계층간 반발 또한 만만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대표적 정책대안이 지역특성에 부합하는 산업클러스터 육성과 함께 지역혁신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지역의 혁신역량을 결집하여 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을 구축하기 위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에 의해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혁신을 선도하는 선진국가나 기업에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바로 장기적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을 향해 구성원을 통합 결속시키는 소수 리더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찍이 클러스터의 선구자이면서 모범으로 제시되고 있는 실리콘벨리도 휴렛과 패커드라는 걸출한 인물과 그들을 믿고 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스승 프레드 터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부부문도 마찬가지로 인사가 곧 만사라는 화두 또한 혁신적 마인드를 소유한 핵심인력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지방자치 실시 1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지방자치단체간 경쟁력의 차이가 현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인접 자치단체에 비하여 열악한 여건이었던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그 악조건을 극복하고 오히려 경쟁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사실들은 혁신적 마인드와 함께 결속과 통합의 구심체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소수 리더가 존재함으로써 가능한 것이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최근 통제중심의 조직의 대명사로 지칭되는 일선 군대에서조차 기존 리더십의 한계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 현실임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이른바 다면평가제도가 도입되어 조직구성원 전체에 의해 최고관리자까지도 평가받는 모습 또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그러므로 혁신시대 변혁적 리더는 기존의 거대관료제적 리더와는 달라야 한다. 단지 제도적 차원의 높은 공식적 직위와 권한에 의존하여 구성원의 공감이나 자발성 없이 이루어지는 일방적 지시와 통제일변도의 리더십은 더 이상의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 따라서 체제나 구조에 관심을 갖고 언제 어떻게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었던 기존의 리더와는 달리 혁신시대 변혁적 리더는 무엇을 왜 하는가에 관심을 갖고 사람에 초점을 맞추어 매진할 수 있어야 한다. 구성원 개개인에 대해서도 전형적인 유능인의 시각이 아닌 개별적 독립적 인간에 기초하여 통제보다는 신뢰를 기반으로 리더십이 행사되어야 한다.

구성원으로 하여금 임무에 대한 비전과 감각 제공을 통한 자신감을 부여함으로서 존경과 신뢰를 확보하고 목표달성에 있어서 보다 간단한 방식으로 노력을 집중시키며 개인의 특성에 따라 충고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 리더, 능률일변도를 탈피하고 급격한 환경변화에 적응을 지향하는 리더십 스타일이 바로 변혁적 리더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변혁적 리더의 중요성은 특히 혁신의 시대 변혁을 주도하는 소규모 임시적 조직에 있어서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글자 그대로 피부를 도려내고 가죽을 벗겨내는 아픔의 과정을 수반하는 것이 곧 혁신이라면 보다 고차원적 비전과 가치제공을 통해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는 일 또한 리더의 할 일이다.

각종 행사나 매스컴을 통해 사회일반에 널리 알려진 인물은 있어도 진정으로 존경할만한 참 어른이 없다는 자조 섞인 말들을 들을 때면 개탄스럽기까지 하다. 우리가 지역발전의 비전을 제시하고 통합을 아우르는 지역사회의 참 어른을 고대하듯 개별조직에 있어서도 믿고 존경하고 따를만한 리더의 존재가 혁신의 시대에 무엇보다도 필요한 때이다./충북테크노파크 전략산업기획단 기획조정팀장 홍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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