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진은 세종대왕 초정행궁 전체 배치도. / 뉴시스
사진은 세종대왕 초정행궁 전체 배치도

탄산수로 유명한 청주 초정은 조선초 세종대왕이 두차례에 걸쳐 120일이 넘도록 머무른 행궁이 위치했던 곳이기도 하다. 기록에 의거해 구전으로 회자되던 이른바 '초정행궁'인데 이제는 그 현장에서 실물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화재로 사라진지 600여년만에 옛 궁궐의 모습으로 초정에 다시 조성된 것이다. 실제 세종대왕이 안질을 치료하면서 한글창제를 마무리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이곳은 역사의 복원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기회의 터전이다. 지역의 명성을 드높이고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주목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곳이 관광자원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창경궁 등 서울의 조선 4대궁 사례를 보면 뚜렷해진다. 4대궁 관람객은 2016년 처음으로 1천만명을 넘는 등 관광지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같은 기록은 충북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단양군의 2017년보다 1년이 앞선다. 그만큼 궁궐이라는 소재는 관광상품으로 매력적이다. 외국의 경우도 비슷하다. 유럽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궁궐은 주요 관광자원으로 방문객 선호도 또한 높다. 이같은 궁궐의 인기는 이들이 그 나라의 역사와 당시 문화를 집약해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서울의 4대궁은 외국인들을 중심으로 4계절 내내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관람객이 많이 몰리면서, 특히 야간개방의 경우 문화재 훼손 등의 문제가 뒤따르는 게 현실이다. 이들 궁궐들은 관람대상 대부분이 문화재 또는 문화유산인 관계로 훼손 가능성은 민감한 요인이며 실제 이로 인한 제한이 이뤄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복원 건축물들로 구성된 초정행궁은 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춘 셈이다. 더구나 초정행궁은 우리나라의 유일한 이동식 궁궐로 어느 곳에도 없는 행궁과 관련된 유무형의 이야기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세종대왕은 국민 누구나 첫손으로 꼽는 최고의 성군(聖君)이다. 그런 만큼 행궁을 소재로 세종과 관련된 것을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봄 직하다. 초정 탄산수는 물론 세종이 앓았던 안질도, 이곳에서 마무리한 한글 창제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신미대사도, 찾아 꾸밀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상관없다는 자세로 살펴봐야 한다. 최근의 관광은 스토리가 뒷받침돼야 한다. 비슷한 자원도 스토리 유무에 따라 반응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그렇다고 없는 것을 억지로 만들어 내라는 것이 아니다. 사실을 바탕으로 유추하고, 덧붙이라는 얘기다. 4대궁에서 할수 없는 체험도 고민해볼 만 하다.

초정행궁은 일단 규모면에서 이같은 기반을 넉넉히 갖추고 있다. 왕의 편전, 침전과 왕자방, 수라간 등의 시설은 물론 방문객 한옥숙소와 체험관 등이 준비된다. 또한 문화공원을 행궁과 함께 조화롭게 꾸며 궁궐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게 조성된 점도 이곳의 가치를 높일만 하다. 아직 내부 정비가 될 된 상황에서 6개월여 남은 개장준비 기간동안 관광상품으로의 가치를 높일 방안을 찾아야 한다. 먹을거리도 빠지면 안된다. 지역특산물에 궁중요리를 더해보는 것이다. 세종의 발자취에만 매달리지 말고 시야를 넓혀야 새로운 것이 보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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