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공법 호환성 담보되지 않은 제품 선정 '혈세낭비' 우려

[중부매일 박성진 기자] 충북 옥천 공공하수처리장 분리막 교체 사업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기존 하수처리공법과 호환성이 담보되지 않은 분리막으로 교체하기 위해 사업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교체 예정인 분리막이 발주처의 계획과 달리 호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백원에 달하는 하수처리공법을 변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옥천군 상하수도사업소는 지난 10월 공공하수처리장 분리막 교체계획에 따른 제품을 선정했다.

2011년 12월 하수처리시설 준공 이후 기존 처리공법에 적용된 분리막 성능 보증기간(8년)이 만료됐기 때문이다. 분리막은 하수처리공법의 핵심기자재다.

상하수도사업소는 지난해 10월부터 하수처리장의 위·수탁기관 및 운영사와 공동으로 국내에 사용되고 있는 10여개의 분리막 설치 현장을 견학했다. 분리막 교체사업에 제안서를 제출한 4개 업체들의 제품을 대상으로 자문위원들의 검토도 거쳤다.

그 결과, 경북에 본사가 있는 D업체의 제품을 선정했다. 제안금액은 92억5천만원이다.

D업체가 제안한 분리막 소재가 다른 소재에 비해 관리가 용이하고 내열성 및 내화학성이 우수하다는 것이 상수도사업소의 설명이다.

상하수도사업소 관계자는 "분리막 제품 선정은 위·수탁기관과 운영사, 자문위원들의 검토의견을 종합해 내린 결과"라며 "분리막 교체 시기도 다가왔지만 무엇보다 현재 설치된 분리막은 설명과는 달리 세정기간이 잦고,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짐에 따라 분리막 교체를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D업체가 제안한 분리막 제품이 기존 처리공법과 무리없이 호환이 될지 여부다.

이번 사업에 제안서를 냈다가 탈락한 기존 분리막 설치업체인 E업체 관계자는 "현재 운영방식인 하수처리공법에 기존 분리막이 아닌 D업체의 분리막을 설치하면 호환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절대적"이라며 "심각한 위험성을 떠안으면서까지 D업체의 제품을 선정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E업체의 하수처리공법 운영방식에 D업체의 분리막을 설치한 하수처리장은 전국에 단 한 곳도 없다. 옥천하수도처리장이 첫 사례이다.

다만 E업체의 처리공법에 D업체가 아닌 다른 업체의 분리막을 끼워넣어 가동되고 있는 하수처리장은 있다. 이를 근거로 상하수도사업소는 호환성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D업체의 제안서에도 호환성은 문제가 안 된다고 설명돼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존 처리공법과 D업체 분리막과의 호환성 확인을 위한 성능시험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론상으로는 호환성이 담보되지만 테스트를 통한 실가동으로 호환성 여부를 확인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상하수도사업소 관계자는 "기존 처리공법에 교체 예정인 분리막을 실제로 장착해 돌려보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호환 과정이 복잡하지 않고 단순해 D업체의 설명대로 호환은 무리없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45억~70억원의 다른 제품들에 비해 90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분리막을 선정한 것에 대해서도 잡음이 일고 있다. 자문위원들도 경제적 측면에서 가격이 비싼 단점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상수도사업소 관계자는 "다른 제품들은 보증기간 8년, 내구연한 10년인데 반해 D업체는 보증기간 10년, 내구연한 15년이라는 점을 비교했을 때 90억원대 투자가 예산 낭비라고 볼 수 없다"고 전했다.

E업체 관계자는 "분리막을 교체했다가 나중에 호환이 되지 않으면 수백억원이 소요되는 하수처리공법까지 변경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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