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아산경실련, 구본영 전략공천 철회 요구 서한문 답변 못받아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민주당 당대표 시절인 2017년 7월 7일 천안아산역에서 당시 구본영 시장과 팔짱을 끼고 걸어나오고 있다. 사진 왼쪽은 박완주 국회의원(당시 충남도당 위원장). 유창림/천안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민주당 당대표 시절인 2017년 7월 7일 천안아산역에서 당시 구본영 시장과 팔짱을 끼고 걸어나오고 있다. 사진 왼쪽은 박완주 국회의원(당시 충남도당 위원장). 유창림/천안

[중부매일 유창림 기자]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천안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천안시장 보궐선거에 추미애 후보자도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는 의미가 포함된 주장이다.

2018년 5월 12일. 이날 천안에 위치한 나사렛대학교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당시 민주당 대표였던 추미애 후보자도 참석했다.

추미애 후보자를 행사장 입구에서 맞이했던 인물은 당시 구본영 천안시장 후보와 천안아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오수균 집행위원장이었다. 현장에서 오 집행위원장은 추미애 대표에게 '구본영 후보의 전략공천을 철회해 달라'는 내용이 담긴 서한문을 전달했다. 서한문 전달은 구본영 천안시장 후보가 지켜보는 앞에서 이뤄졌다.

이 서한문은 곧장 수행원으로 보이는 남성에게 전달됐지만 서한문에 대한 추미애 대표의 대답은 본격적인 선거가 시작될 때까지 없었다. 이후 경실련은 구본영 천안시장 후보에 대한 윤리심판을 청구했지만 이 또한 민주당으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오 집행위원장은 "서한에 대한 어떠한 답변을 받은 적이 없고 왜 답변을 하지 않는지 중앙당에 전화연결도 해봤지만 이상하리만큼 연결이 되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수행원으로 보이는 남성에게 전달된 서한문을 추 후보자가 읽기나 한 것인지도 모르겠으며 저런 사람이 법무부 장관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런 자리에 오를 사람이라면 어떤 사소한 민원이라도, 설령 민원을 수용하지 않는 답변이라도 피하지 말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8년 4~5월은 역대 천안시장 선거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 중 한 시점이였다.

구본영 전 시장은 2018년 4월 4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가 이틀 뒤 구속적부심에서 보증금 2천만원을 납부하는 조건으로 석방됐다. 당시 민주당의 천안시장 예비후보로는 구 전 시장을 제외하고도 여럿이 있었지만 민주당 충남도당(당시 위원장 박완주)은 4월 24일 중앙당에 전략공천을 요구했다. 어느 한 쪽의 우세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전략공천을 요구한 이유였다.

4월 27일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중앙당 전략공천심사위원회 의견을 수렴, 민주당 천안시장 후보로 구본영 전 시장을 전략공천했던 것이다.

곧바로 천안에서는 구본영 후보가 당선되면 선거를 또 해야 한다는 우려가 확산됐고 우려를 담은 목소리 중 하나가 추미애 후보자에게 전달된 서한문이였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이 같은 우려를 외면한 민주당에 대해 책임을 묻는 목소리는 지금도 천안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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