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에 '非黃' 5선 심재철 …정책위의장 3선 김재원

[중부매일 김홍민 기자]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가 충북에서 영호남 출신으로 바뀌었다.

한국당은 임기가 만료된 나경원 원내대표와 정용기 정책위의장 후임을 선출하는 의원총회를 9일 열었다.

나 원내대표의 부친은 고향이 충북 영동이고 정용기 의장은 옥천에서 태어났다.

이날 신임 원내대표에는 광주 출신 5선 심재철 의원(안양 동안을)이 선출됐다.

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 결선 투표에서 총 106표 중 가장 많은 52표를 받아 차기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원내대표와 한 조를 이뤄 출마하는 신임 정책위의장에는 경북 의성이 고향인 3선 김재원 의원(상주ㆍ군위ㆍ의성ㆍ청송)이 뽑혔다.

호남 원내대표에 영남 정책위의장 조합이다.

이들의 임기는 20대 국회가 끝나는 내년 5월 29일까지다.

심재철·김재원 조는 앞서 1차 투표에서 39표를 받았으나 과반을 득표하지 못해 28표로 공동 2위를 차지한 강석호·이장우 조, 김선동·김종석 조와 함께 '3파전' 결선 투표를 치렀다. 1차에서 유기준·박성중 조는 10표로 탈락했고, 무효표도 1표 나왔다.

강석호·이장우 조와 김선동·김종석 조는 곧바로 이어진 결선투표에서도 똑같이 27표씩을 나눠 가졌다.

심 신임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부의장을 지내기는 했지만, 호남 운동권 출신인 데다 '비박'(비박근혜)계로 한국당 내에서는 비주류로 분류돼왔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하며 '친박(친박근혜) 핵심'으로 불리는 김 신임 정책위의장은 당내 대표적인 '전략가'로 통한다.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당내에서는 황교안 대표의 '친황(친황교안) 체제' 구축에 대한 반발, 즉 '반황'(反黃·반황교안) 심리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오전까지 '황심'(黃心·황 대표 의중)을 업고서 '혁신'을 내세운 재선·초선 조합의 김선동·김종석 조가 유력하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투표 결과는 달랐다.

이날 선출된 새 원내지도부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둘러싼 극한 대치 상황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상 가능성도 열어놓아 향후 정국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실제 심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국회의장-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에 참석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한국당 의원총회를 통해 철회하고 정기 국회에서는 예산안만 처리하되 패스트트랙을 상정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끌어냈다.

김 신임 정책위의장 역시 "지금까지 여당에서 저질러 온 여러 가지 이야기를 잘 알고 있다"며 "오늘부터 협상에 다시 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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