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매일 정구철 기자]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복원반대 시민행동은 9일 충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식산은행 건물 복원을 중단하라"고 충주시에 요구했다.

이 단체는 "활용은 물론 보존조차 어려울 정도로 손상된 붕괴 직전의 식민잔재를 다시 살리겠다는 것은 역사의 죄악"이라고 비난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또 "난징 학살현장이나 유대인수용소 같은 피지배자의 고통과 아픔이 어린 곳은 보존하고 침략과 수탈을 미화할 우려가 있는 식산은행 건물은 철거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식산은행을 복원하겠다는 시의 행태는 역사의 본말을 망각한 언어도단"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7억원이 넘는 세금을 들여 매입하고도 다른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었던 식산은행을 즉각 철거하고 충주읍성과 관아건물 등 지역 역사 문화를 복원하라"고 충주시에 촉구했다.

시에 따르면 시는 가구점으로 사용하던 충주시 성서동 식산은행 건물을 2015년 6월 매입해 상설전시관과 휴게공간, 수장고 등을 갖춘 근대문화전시관으로 꾸밀 계획이었으나 찬반양론이 충돌하면서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시는 문화재청에 식산은행 건물의 문화재적 가치 검증을 요청했고 문화재청은 심사를 거쳐 등록문화재 제683호로 지정했다.

문화재 지정에 따라 시는 내년 2월부터 국비 등 12억3천만 원을 투입해 보수공사에 나설 계획이다.

조선식산은행은 일제강점기인 1918년 일제가 한성농공은행 등 6개 은행을 합병해 설립한 기관으로 동양척식주식회사와 함께 민족자본을 수탈하는 창구 기능을 했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