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12. 실크로드 상인들은 지금 어디로 갔을까?

한낮의 뜨거운 태양과 메마른 공기는 한 순간도 내가 숨쉬고 있다는 걸 잊지 않게 해 준다. 고개를 드니 희뿌연 시야 넘어 풀 한포기도 없을 것 같은 황토 빛 민둥산이 수묵화 처럼 겹겹이 누워서 훌떡 거리고 있다.

수천 년 동안 무엇이 우리를 이 척박한 땅을 오가게 했을까? 낙타에 짐을 실은 상인의 걸음을 무엇이 재촉 했을까? 나는 지금 실크로드의 숙소 자리에서 상인들의 숨결을 느끼고 있다. 지진으로 무너진 자리엔 아직 흔적들이 남아 있다. 가로 2~3m, 세로 3~5m 크기의 방들이 50개 정도, 2층 건물 있었다면 100여 개 정도의 큰 여관이었을 같다.


실크로드는 중국 서안에서 출발, 라쿨라마칸 사막 외곽을 통과해 이곳 파미르 고원을 넘어서 이란 고원을 지나 지중해를 거처 로마에 이르는 동서 교역로를 말한다. 총 1만2천㎞ 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가는 우루무치는 중국 돈황에서 라쿨라마칸 사막 위쪽을 통과해 우즈베키스탄으로 가는 길이다.

여관 위 언덕에는 히소로 요새가 3천 년 동안 지키고 서 있다. 구원 흙을 벽돌로 만들어서 시멘트 대신 흙과 달걀로 접착제로 만들어 쌓았다고 한다. 실로 인간의 능력에 감탄할 뿐이다.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나? 어느 작은 길 하나 만들지 못하고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그 길을 따라가기가 벅찰 뿐이다.

이상봉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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