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김홍민 서울취재본부장

내년도 정부예산 512조2천504억원이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종료일인 지난 10일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의 격한 반발 속에 강행 처리됐다.

예산안 법정 처리시한인 12월 2일보다 8일 늦게 처리된 것으로, 2014년 국회 선진화법 도입 이후 '최장 지각처리' 기록이다.

이날 고성과 야유가 빗발치는 아수라장 속에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 예산안 수정안의 표결이 시작됐고, 재석 162인 중 찬성 156인, 반대 3인, 기권 3인으로 의결됐다.

본회의가 속개한 지 28분 만에 '일사천리'로 처리된 것이다.

내년 정부 예산은 올해 예산(469조6천억원)보다는 9.1%(42조7천억원) 증가했다.

'4+1'과 한국당·바른미래당 탈당파(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간 충돌 등 후유증이 클 전망이다.

이날 본회의를 주재한 문희상 국회의장은 예산안 처리 이후 한국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충격을 받아 병원 신세를 졌다.

한국당 의원 60여명은 예산안 강행처리 직후부터 국회 본회의장에서 철야농성에 돌입해 다음날까지 이어갔고,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황교안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규탄대회를 열었다.

황 대표는 "선거용으로 막 퍼주는 예산을 국민이 보고 분노할 것이고, 반드시 이 정권을 심판해줄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은) 패스트트랙에 올린 법안들을 어제 예산안보다 더 악하게 강행 처리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2월 임시국회와 관련, "그동안 미뤄졌던 선거제도개혁, 검찰개혁 관련 법안이 우선될 것"이라며 "한국당과 협의할 수 있는 부분은 최선을 다해서 할 것"이라고 했지만 한국당의 반발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가운데 충북 입장으로서는 6조원대의 내년도 예산안을 확보해 고무적이다.

특히 정부안에서 전액 삭감한 국립미래해양과학관 설계비 25억원의 신규반영은 지역 모두가 합심한 결과다.

바다를 접하기 어려운 충북도민들에게 해양과학 및 문화체험 기회를 확대하고 이를 통해 지역균형발전을 앞당길 수 있도록 추진한 국립미래해양과학관 설립은 이달 말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에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내년에 첫발을 내딛게 된다.

정부안에서 미 반영된 국립충주박물관 건립 예산 3억원도 국회에서 증액됐다.

대형병원의 의료사각지대였던 충북 중부권의 의료서비스를 대폭 개선할 소방복합치유센터 설계비 22억5천만원도 확보했다.

이외에도 TBN 충북교통방송국 임시 개국비 45억여원도 증액돼 지역 최초 교통전문 라디오방송국 개국이 가시화됐다.

이런 결과에는 정기국회 기간에만 10여 차례 국회를 방문해 해당 의원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하고 요청한 이시종 충북지사와 한창섭(행정)·이장섭(정무) 부지사, 이우종 기획관리실장 등 도 간부들, 예결위 한국당 간사인 이종배 의원(충주) 등 충북 국회의원들의 공이 크다.

특히 국회에 상주하다시피하면서 지역 예산 챙기기에 전력투구한 최종범 도 정부예산팀장과 팀원, 기획재정부 협력관(서기관)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여기에 조경순 서울세종본부장, 도청 서울사무소의 박지우 소장·황지영 주무관·최명수 기간제 직원, 청주시청 지헌성 등 시군 서울사무소장 등의 열의와 노고도 작지 않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묵묵히 일해 온 이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김홍민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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