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칼럼] 이민우 편집국장

현대인의 일상은 한마디로 전쟁(?)이다. 매일 아침 출근에 쫓기고 상사의 잔소리에서 일과가 시작된다. 한마디로 '스트레스의 연속'이다. 뒤에서 험담하는 동료를 만나고 자기의 공적만 자랑하는 계급 사회에서 마음에 상처 주는 일은 하루 종일 반복되고 각자의 건강에도 '적신호'를 보내는 일과다. "인생은 고통의 바다를 항해하는 고해와 같다"는 석가모니의 말을 빌지 않더라도 누구나 삶은 힘들고 고되다.

이러한 팍팍한 삶에 활력소가 되고, 충전소가 되는 것이 나눔과 배려하는 마음, 위로라고 생각한다.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취업난이 계속 될수록 긍정적인 마음과 여유를 갖기 힘들어 면역력도 극도로 쇠약해진다. 누구나 인생은 순간이며 모든 것에 순식간에 자멸로 굳어진다는 사실을 예견해야한다. '인생은 짧다'. 인생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생의 '길이'가 아니라 '가치'다.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그 짧은 인생도 천하고 무의미하게 보낸다면 너무 길게 느끼기도 한다.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절망(絶望)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라고 진단했다.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는 '악의 꽃'에서 '이승은 짧다. 무덤은 기다린다. 무덤은 배고프다'라고 썼다. 또한 중국 4대 기서(奇書) 중 하나인 초한지에서 괴통은 대장군 한신에게 황제가 되기를 이렇게 간(懇)했다. "호랑이도 망설이면 벌이 쏘는 것만 못하고 기린도 제자리 걸음하면 노새에 미치지 못하고 용장(勇壯)도 주저하면 아이의 행동에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다시 연말이 찾아왔다. 연말이면 각종 모임과 행사로 술자리가 늘어난다. 이로 인해 전날 과음을 한 후 다음날 출근하기 위해 술이 덜 깬 상태에서 운전을 하는 이른바 '숙취운전' 역시 많이 발생한다. 숙취운전은 판단력이나 주의력이 떨어져 위험하다는 점에서 음주운전과 다를 바 없다. 숙취운전도 엄연한 음주운전이다. 음주 측정 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단속 수치에 해당되면 면허 정지나 취소의 행정처분을 받는 것은 음주운전과 똑같다.

지난 6월부터는 면허 정지 기준이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으로, 면허 취소는 0.08% 이상으로 도로교통법이 강화됐다. 전날 마신 술로도 단속에 걸릴 수 있을 만큼 숙취운전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신 직후의 음주운전에 비해 다음날 아침의 숙취운전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제는 술을 마신 직후는 물론, 다음 날 술이 덜 깬 채 운전대를 잡는 것 역시 명백한 음주운전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할 시점이다. 엊그제 시작한 한 해가 눈감았다 뜨니 막달에 와 있는 것이다. 그러나 며칠 남은 짧은 날이라고 해서 자투리로 여겨 버릴 것처럼 털어내고 새해를 맞는다면 그리 상쾌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마무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유종의 미'를 제대로 거두기란 생각만큼 그리 쉽지 않다.

특히 많은 사람들은 가는 해와 오는 해를 서로 따로 분리해 생각한다. 나무가 나뭇가지 끝에서 성장을 시작하듯 올해의 마무리는 내년의 시작과 연결돼 있다. 육상 릴레이(계주)경기를 할 때 다음 주자는 가만히 멈춰 기다리지 않고 전 주자와 함께 달리면서 바통을 이어 받는다. 바통을 넘겨받았을 땐 이미 최고 속도로 달려야하기 때문이다.

비록 며칠 안 남은 날이라도 잘 마무리해야 새해를 의미 있게 맞을 것 같다.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나의 미래가 결정된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경자년(庚子年)' 새해에는 뒤로 미루고 걱정만 앞서는 마음이나 중도에 포기하는 태도를 빠른 시일 내에 버리려 노력해보면 어떨까. 연말, 멋진 뒷모습 만들기를 위해 더욱 노력하자.

이민우 부국장겸 사회·경제부장
이민우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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